北 "전방 신형탄도탄 배치" 위협 나오자 美미사일방어사령관 방한

PAC-3 MSE 등 주한미군 방공전력 점검…"北 미사일 대응책 마련"

숀 게이니 미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관(맨 왼쪽)이 지난 14일 경북 칠곡의 '캠프 캐럴'에 위치한 2-1방공포대대를 방문한 모습.(미 8군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미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관이 최근 한국을 찾아 패트리엇 등 주한미군의 방공전력을 점검한 사실을 미군이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최전방에 배치했다고 주장한 북한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19일 주한 미 8군에 따르면 숀 게이니 사령관(중장)은 지난 13일 경기 오산의 제35방공포여단을, 14일 경북 칠곡의 '캠프 캐럴'에 위치한 2-1방공포대대 등을 방문해 각 부대의 임무 관련 브리핑을 받고 주한미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미 8군은 게이니 사령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미 육군 방공 훈련과 우주 작전을 위한 미래의 기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능력과 준비 요구사항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이니 사령관은 캠프 캐럴에서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PAC)-3 MSE를 둘러봤다. 최신형 PAC-3 MSE는 기존 PAC-3보다 사거리가 확장된 버전이다. PAC-3 MSE는 40㎞ 이하 고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는 저층방어에 활용된다.

주한미군의 PAC-3 MSE는 경북 성주에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연동 운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이니 사령관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이에 관한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게이니 사령관은 준장으로서 하와이 주둔 미 육군 제94항공미사일 방어사령관으로 일할 때 주한미군 사드를 자신의 임무 관할에 두고 있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 5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최전방에 배치했다고 주장하며 대남 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였는데, 게이니 사령관의 이번 방한 사실 공개는 북한에 맞선 미군의 방공능력을 부각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에서 식별되는 이동식 발사대(TEL)는 북한이 2022년 4월부터 시험 발사에 나선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형'의 발사대와 유사해 보인다. 사거리가 110㎞ 정도로 추정되는 미사일이다.

이 발사대는 발사관을 4연장 형태로 얹었다. 250대가 동시에 가동된다면 이론적으로 남한을 향해 1000발을 날릴 수 있다.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이 이 발사대들을 최전방에 배치한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탄도미사일 방어를 전담하는 미 육군 우주미사일사령부가 주로 고고도 방공 임무를 수행한단 점에서 미 본토를 향한 북한, 러시아,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 초기에 요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게이니 사령관이 방한했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게이니 사령관의 방한이 "북한이 여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라며 "전장환경에 대한 이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