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신세' 팬텀 전투기 9대, 공매장 떴다…1300만원부터 입찰

공군 "6월 퇴역 팬텀, 국내 전시 등 활용 검토…공매 대상 아냐"

온비드 캡처.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고철 신세가 된 F-4 팬텀(Phantom) 전투기들이 최근 공매장에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 포털 사이트 '온비드'에 따르면 공군은 F-4 8대, F-5 1대 등 총 9대의 전투기를 최고가방식 일반경쟁 입찰로 공매 중이다. 공매는 이달 14~20일 진행되며, 21일 개찰 예정이다. 9대에 대한 최저입찰가는 1307만 5000원이다.

다만 이번에 공매장에 올라온 팬텀은 지난 6월 마지막 퇴역분이 아니다.

공군은 "공매하는 항공기는 불용결정된지 10년 이상 경과한 항공기 등"이라며 "이 항공기들은 불용군수품 관리 절차에 따라 재활용 가능한 수리부속, 엔진류들을 탈거한 후 현재까지 기만용·전시용 항공기로 활용됐으며, 전시 기간이 장기화돼 이번에 공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항공기는 전국 곳곳 박물관 등에 전시되거나 적의 유도탄이나 각종 탐지장비들을 혼란·교란하기 위한 '디코이'로서 활주로 등에 배치됐던 과거 퇴역기들이다.

이들 항공기는 분해 후 고철 형태로 공매되기 때문에 고철 관련 폐기처리 신고가 돼있는 사업자만 입찰할 수 있다.

지난 6월 5일 오전 경기 수원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열린 'F-4 팬텀 퇴역식 미디어데이'에서 F-4 팬텀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4.6.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지난 6월 퇴역한 F-4 팬텀 전투기에 대해선 국내 전시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군은 전했다.

팬텀은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고 지난 6월 퇴역했다.

F-4E는 F-4D의 공대공·공대지 능력을 강화한 개량형으로, 1967년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사(社)(1997년 보잉에 합병)가 전천후 전폭기(전투기+폭격기)로 개발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9년 처음 F-4D를 도입한 후, 개량형인 F-4E, 정찰기인 RF-4C 등 총 187대의 팬텀을 운용했다. 팬텀이 도입되자 우리 공군은 단숨에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했다. 팬텀이 '대북 게임체인저'로 불린 이유다.

팬텀은 소흑산도 대간첩 작전, 미그기 귀순 유도, 옛 소련 핵잠수함 식별과 차단, 러시아 정찰기 차단과 퇴거 작전 임무 등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F-4D는 2010년, RF-4C는 2014년에 각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동안 국내에선 34명의 팬텀 순직 조종사가 있었다. 이제 F-4 운용국은 튀르키예·그리스·이란만 남게 됐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