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들, 삼성폰 못 받았나 돌려줬나…IOC '팩트' 혼선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수령해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북한 선수단에 갤럭시 폰을 지급했다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하루도 안 돼 "지급하지 않았다"라며 입장을 번복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전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IOC를 인용해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선수단이 타국 선수단과 마찬가지로 삼성 스마트폰을 지급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특별 제작한 '갤럭시 Z 플립6'을 올림픽 참가 선수단 전원에게 제공했는데, 당초 IOC는 북한 선수단이 휴대폰을 수령했다고 공식 확인한 것이다.

그러자 해당 사안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란 지적이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우리 외교부와 통일부도 북한 선수단이 해당 스마트폰을 북한으로 가지고 갈 경우 대북제재 위반이 된다면서 비판적 입장을 냈다.

그러자 IOC는 다급히 입장을 번복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IOC는 '북한 선수단이 삼성 스마트폰을 지급받았는지, 받았을 경우 안보리 위반 가능성에 따라 회수 조치를 계획하고 있는지' 묻는 뉴스1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 선수단이 삼성 휴대전화를 지급받지 않았음을 확인한다"라고 짤막한 답변을 냈다.

그러나 IOC는 당초 RFA의 보도에 IOC의 입장이 나왔던 경위나, 입장을 번복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 선수단이 휴대폰을 지급받았다가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 따라 IOC의 주도로 회수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대북제재를 의식해 삼성 측에서 지급을 보류했는데, IOC가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해 초기에 '모든 선수들이 지급 대상'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냈을 수도 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스마트폰을 수령할 수 있다.

정부가 파리 현지에서 관련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북한 선수단이 스마트폰을 일괄 수령했다는 보도에 "스마트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공급·판매·이전이 금지돼 있다"면서 "대북제재 위반 소지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대북 직·간접 공급, 판매, 이전은 금지돼 있다"라며 "스마트폰은 이 결의상 북한 반입이 금지된 금수품"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정부는 안보리 결의가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 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여 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북한 선수단이 삼성 스마트폰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전제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IOC의 입장이 번복되면서 정부의 입장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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