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지뢰대응' 표준 만든다…'탐지·제거 민간대행' 방안도 마련

국방부, 내년 2월 지뢰대응활동법 시행 앞두고 관련 절차·기준 마련

지뢰제거 작업 하는 장병 모습. (국방부 제공) 2020.11.19/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 당국이 지뢰제거체계 매뉴얼인 '한국적 지뢰대응활동 표준'(Korea Mine Action Standards·KMAS) 마련에 나섰다. 지뢰 제거·탐지 등의 민간대행을 위한 절차와 단가 등 기준도 정립하기로 했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정된 '지뢰의 제거 등 지뢰대응활동에 관한 법률'(지뢰대응활동법)이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 법은 국방부 장관이 지뢰 탐지·제거 업무의 효율성 및 지뢰가 제거된 지역의 안전한 토지 이용 등을 위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지뢰대응활동표준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유엔 지뢰대응활동기구가 정한 국제기준을 준용하되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가입 △대인지뢰금지협약 및 확산탄 금지협약 미가입 △남북 분단 상황 △유엔사의 비무장지대(DMZ) 관할 책임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등 한국적 특성을 고려한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다.

KMAS는 한국적 지뢰대응활동의 개념을 비롯해 권한과 책임 등 임무 분장, 업무 흐름도 및 협조관계, 절차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KMAS뿐만 아니라 한국 지뢰대응활동기술서(K-TNMA), 한국 시험 및 평가 지침서(K-T&EP)도 작성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KMAS가 "지뢰대응활동법의 원활한 시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뢰대응활동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뢰 등의 탐지·제거 업무를 포함한 지뢰대응활동의 효율성 및 지뢰 등이 제거된 지역의 안전한 토지 이용 등을 위한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국내 공병, 폭발물처리(EOD) 임무 및 체계를 고려한 교육훈련, 자격, 군내·민간 자격증화, 지뢰대응활동위원회·지뢰대응활동센터 등 전담조직 창설 방안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뢰대응활동법 제정으로 지뢰 탐지·제거활동에 전문성을 갖춘 민간 인력이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 군 당국은 이를 위한 절차, 예산 편성 방법, 감독·검증 방법을 정하기로 했다.

특히 사업별 적정 단가와 노임비 산정을 위해, 방탄화된 굴삭기 사용 시 소요되는 경비를 비롯해 개활지·수목지·경사지·습지·소하천 등 작업이 제한되는 지형 및 수목의 밀도 등 작업의 능률 저하를 고려한 할증율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고도와 통행 조건, 자연환경, 격오지 여부 등에 따른 할증율 기준도 마련된다.

현재 국내엔 DMZ를 중심으로 전국에 약 80만 발에 이르는 지뢰가 매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민간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지역에도 매설돼 있어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북한군의 월남·귀순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이 지난 4월부터 DMZ 내 북측 지역 일부에 수만 발의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공유하천을 통해 유실된 지뢰가 우리 지역으로 유입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민간 인력이 투입되면 우리 군 공병부대의 지뢰 제거작업에 더해 매설 지뢰의 탐지·제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