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군병원 입원 병사도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할 수 있다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 보완…훈련병은 주말·공휴일 1시간씩
일반병 휴대전화 소지 시간은 유지…"강력한 국방태세 위해"

자료사진. 2019.1.3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앞으로 군병원에 입원한 병사들이 평일과 휴일 동일하게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훈련병들은 주말과 휴일 1시간씩 휴대전화를 쓸 수 있으며, 일반 병사들은 기존과 같이 평일 일과 후 및 휴일에 휴대전화를 소지한다.

국방부는 7일 "현행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일부 보완해 9월 1일부로 시행한다"라며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현행화 같이 유지하되, 훈련병과 군병원 입원환자 등에 대한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보완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군병원에 입원한 병사는 일반병과 동일하게 평일 일과 후(오후 6~9시) 및 휴일(오전 8시 30분~오후 9시)에 휴대전화를 소지·사용할 수 있다.

국방부는 △원소속 부대 및 가정과의 소통 △보호자 동의 등 의료처치 단계 간 효율적인 환자 관리 △과업이 없는 입원생활의 특수성 등 군병원 입원 병사의 상황을 고려해 이들의 휴대전화 사용 가능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국방부는 기존 정책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했던 훈련병도 △가정과의 소통 및 고립감 해소 △내일준비적금 가입 및 인터넷 편지 출력 부담 경감 등 원활한 행정업무 지원 등을 위해 주말과 휴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훈련병의 휴대전화 소지 가능 시간은 교육기관 소대별로 판단해 부여한다. 동일한 시간에 모든 훈련병이 사용할 경우 통신망에 과부하가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개인별 학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부대장 재량에 따라 1~2시간 야간 연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해 6월 "국방부 지침에 따라 육해공군 및 해병대로 입영하는 사람은 신병 교육기간에도 주말·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라며 "입영할 때 휴대전화·충전기 등을 지참하기 바란다"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 2024.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지난 2020년 7월부터 시행해 온 평일 일과 후 및 휴일에 휴대전화를 소지·사용하는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휴대전화 소지 가능 시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국방부는 "시범운영 결과 군 본연의 임무수행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요인들이 식별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육군 15사단을 대상으로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 1차 시범운영 △2022년 6~12월 대상부대를 11개로 확대해 2차 시범운영 △2023년 7~12월 대상부대를 전 군의 20% 수준인 45개 부대 및 전 훈련소로 확대해 3차 시범운영을 했다.

국방부는 시범운영을 시행하면서 일과 중 휴대전화 소지·사용 기준을 구체화했다. 경계·당직근무 중에는 소지하지 않고 별도 보관하게 하고, 근무시간 중 사용은 불가하나 지휘관이 승인한 시간·장소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거나, 식사·개인자율활동 시간에 사용 가능할 수 있도록록 했다.

또한 위반 시 제재 기준은 경미한 사용수칙 위반의 경우 기존 사용제재만 하던 것에서 사용제재 또는 외출·외박 제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보안규정·법령 등 위반의 경우에는 기존 사용제재 또는 징계처분에서 징계처분만 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그러나 국방부에 따르면 시범운영 전인 2023년 1~6월 1014건이던 관련 위반건수는 시범운영 기간(2023년 7~12월) 1005건으로 크게 감소하지 않았고, 육군의 경우 위반건수가 431건에서 587건으로 36% 증가했다.

국방부는 "관리·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시범운영 부대 특성을 고려하면 전 부대 확대 시 위반건수 비율은 더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특히 보안위반, 불법도박, 디지털성폭력 등 악성 위반행위가 지속 적발돼 확대 시 더욱 증가할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육군 제5포병여단 강속대대 장병들이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유격장에서 유격훈련을 받고 있다. 2024.5.2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3차 시범운영 기간 중 적발된 617건의 수칙 위반 사례는 강등·감봉·견책·근신·군기교육·휴가단축 등의 징계로 이어졌다. 외출·외박 제한은 4건, 사용제재는 343건, 지휘관 교육은 4건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위반 사례로는 △영내촬영 후 SNS 게시 48건 △보안앱 임의해제 87건 △불법도박 35건 △음란사진 촬영 및 SNS 게시 등 디지털성폭력 3건 등이 있었다.

국방부는 "무엇보다도 일과 중 근무·교육훈련 집중력 저하, 동료와의 대화 단절 및 단결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시범운영 부대 간부들의 의견이 다수 보고됐다"라며 "군은 강력한 국방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일과 후로 현행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시범부대 간부들의 55%가 (휴대전화 사용으로 병사들의) 집중력이 저하된다는 의견을 냈다"라며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선 간부들 중 긍정적인 반응은 없다"라고 말했다.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 보완 시행 방안은 지난 7월 8일 정인섭 민간위원장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 공동 주관으로 개최된 2024년 1차 군인권개선협의회에도 보고돼 검토를 거쳤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장병 소통 및 복무여건이 개선되도록 지속 노력하는 한편, 군 본연의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개선·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