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현지에 6·25 참전용사 2482명 이름 새긴 명비 세워

강정애 보훈부 장관, 참전용사·유가족과 감사 오찬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에서 6·25 참전용사 명비 제막 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7월말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약 9천만원)을 받아 완성되었고 총 2,482명의 에디오피아 참전용사 이름이 알파벳 순으로 새겨졌다. (국가보훈부 제공) 2024.8.6/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가보훈부가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모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이름을 새기기 위한 명비 제막식을 5일(현지시간) 오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었다.

보훈부는 6일 "지난해 7월 말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명비가 완성됐고, 명비에는 총 2482명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이름이 알파벳순으로 새겨졌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과거 에티오피아 공산주의 정권 시절 6·25참전용사의 기록이 소실돼 명비를 세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에티오피아 국방부, 외교부와 한국 국방부 등 양국의 관계기관 및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 등이 기존 자료 및 유가족 등 후손들의 지원과 조사를 통해 참전용사 명단을 확인했다.

다만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 등은 6·25전쟁 당시 3518명 이상의 에티오피아 군인이 참전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관련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는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명비에는 여유 공간을 확보해 놓았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명비 제막에 앞서 6·25전쟁 참전기념비에 헌화·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으스티파노스 겝레메스겔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장과 테페라 느구쎄 부회장을 비롯한참전용사, 그리고 정강 주에티오피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강 주에티오피아 대사 등과 함께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장 등 참전용사들과 환담하고 있다.(국가보훈부 제공)

강 장관은 제막식 이후 참전박물관, 참전용사 복지회관 등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시행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시설과 주변 환경 개보수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강 장관은 또한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 임원들과 환담을 갖고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지상군을 파견한 유일한 나라로, 대한민국과 혈맹을 맺은 국가"라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시설 개보수를 비롯해 재방한 초청행사와 현지 위로, 영예금 지원, 후손 장학사업 등 지속적인 국제보훈사업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장은 "70년 전 에티오피아가 지원했던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우리들이 70년 전 대한민국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최선을 다했듯이 우리 후손들도 만약 대한민국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대를 이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초청해 감사 오찬도 함께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에티오피아 6·25전쟁참전용사협회에 감사패를 수여하고, 2017년 8월 이달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된 고(故) 구르므 담보바 에티오피아 육군 이등병의 딸에게 이달의 전쟁영웅 선정패를 전달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감사 오찬 자리에서 참전용사 후손 대표 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게 지급되는 영예금을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을 비롯한 보훈부 출장단은 같은 날 오후엔 한국전쟁 참전국 기념사업회가 추진하고 대한민국해양연맹이 후원하는 6·25전쟁 참전용사 주거환경 개선사업 착공식에 참석, 참전용사와 관계자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