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순국' 유관순·안중근 등 독립유공자 87명 AI로 한복 입는다

보훈부·빙그레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

보훈부와 빙그레의 '처음 입은 광복' 캠페인 홍보 이미지.(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빛바랜 수의(囚衣)를 입고 옥중 순국한 독립유공자들에게 독립운동 정신을 담은 한복을 입혀드리는 캠페인이 추진된다.

국가보훈부는 빙그레와 함께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유공자 87명에게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변신시켜 새로운 영웅의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8월 한 달 동안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캠페인에 포함된 독립운동가는 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 내에서 옥중 순국으로 기록된 독립운동가 중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 등에 수의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 모습으로 남은 87명이다. 이들 중에는 유관순, 안중근, 안창호, 강우규, 신채호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대한제국 주독·주불 공사관 참사관을 역임하고 을사조약 체결 이후 중국으로 망명해 항일운동을 벌인 조용하 지사는 복원 전·후의 사진이 크게 달라 눈길을 끈다. 조 지사의 수의 사진에는 얼굴의 절반 정도가 점으로 덮여있는데, 그는 법정에 서게 되자 "대한사람으로 왜인 판사 앞에 서는 것이 하늘이 부끄럽다"라며 스스로 먹물을 얼굴에 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복을 입은 독립유공자들의 모습.(국가보훈부 제공)

이원록 지사(시인 이육사)는 본인의 시 '청포도' 속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라는 구절처럼 쪽빛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복원됐다.

이번 캠페인은 온라인 사진전과 다큐멘터리 영상을 중심으로 옥외광고, SNS 콘텐츠, TV 광고, 지면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민에게 선보인다. 온라인 사진전에는 복원 전·후 사진과 인물별 공적이 정리돼 있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돼 있다.

이번 사진에 쓰인 한복은 김혜순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그는 한국인 디자이너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초청패션쇼를 진행하고, 세계 25개 도시에서 50회 이상의 패션쇼·전시를 진행한 인물이다. 보훈부는 생존 애국지사 6명(국내 5명, 해외 1명)에게 광복절을 앞두고 한복을 전달할 예정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정부는 조국독립을 위해 일신을 바치셨던 독립운동가분들의 숭고한 생애와 정신을 국민과 미래세대가 영원히 기억·계승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복을 입은 국가유공자들의 모습.(국가보훈부 제공)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