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 ‘싸늘한 남과 북’…라오스 아세안 외교장관 만찬장 조우
北, ARF에 6년 연속 외무상 대신 대사급 참석
조태열 외교장관 두 차례 대화 시도에 북 리영철 '묵묵부답'
- 오대일 기자
(비엔티안(라오스)=뉴스1) 오대일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57차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 갈라 만찬에서 어색하게 조우했다.
조 장관과 리 대사는 26일(현지시간) 오후 비엔티안의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갈라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장에 자리한 조 장관은 뒤 이어 입장하는 리 대사를 확인한 후 먼저 말을 걸었지만 리 대사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이후 조 장관이 리 대사의 자리로 직접 찾아가 팔을 만지며 재차 대화를 시도했지만 리 대사는 뒷짐을 진 채 정면만을 응시했다. 리 대사의 모르쇠에 조 장관은 약 3초 후 돌아서 자리로 향했다. 리 대사가 조 장관을 두 번이나 '패싱'한 것이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약 5분 여 간 이어진 남과 북의 어색한 조우는 뉴스1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로 남·북한이 모두 초청 받는다. 북한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부터는 외무상을 보내지 않고, 해당 국가 주재 대사나 아세안대표부 대사를 대신 참석시키고 있다. 올해도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불참한 가운데 리 대사가 대참했다.
현재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준 군사동맹 복원' 등을 통해 군사·경제적으로 밀착하며 한반도 정세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특히 북한은 연이어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이어가며, 핵·미사일 개발과 함께 '복합 도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앞서 리 대사는 이날 NCC 입구로 들어오며 국내 취재진이 '최 외무상이 왜 안 왔는가', '오물풍선 살포를 지속할 것인가' 등을 묻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kkoraz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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