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총장 "韓조선업 중요"…'MRO·비궁' K-방산 관심[2024 림팩]

서면인터뷰 "한화오션, 첫 미국 진출…美해양전략 획기적 이정표"
"한미동맹, 한반도와 그 너머에서 평화·안정 유지 초석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환태평양훈련 차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항해 중인 천자봉함을 방문한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사관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해군 제공)

(호놀룰루=뉴스1) 박응진 기자 =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대장)은 한미동맹에 있어 한국 조선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우리 방산업체들의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프란체티 총장은 국산 2.75인치(70㎜) 유도로켓 '비궁' 등 K-방산의 도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프란체티 총장은 12일(현지시각) 한국 언론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 조선업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느냐'란 질문에 "한미동맹과 세계 해양 민주주의 네트워크의 자산으로서 한국 조선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라고 답했다.

미국은 본토에서 자국 해군 함정에 대한 MRO 물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일부 물량을 우방국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화시스템(272210)과 한화오션(042660) 등 한화그룹은 미국 방산·조선사업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장관은 지난 2월 방한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을 둘러보기도 했다.

프란체티 총장은 "(카를로스 장관이) 새로운 해양전략을 공개했고,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이 국제 조선 산업을 계속 선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 바 있다"라며 "한화오션이 지난 6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함으로써 한국 조선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하게 됐고, 이는 해양전략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라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각) 환태평양훈련 차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항해 중인 천자봉함을 방문한 리사 프란케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미 해상체계사령부(NAVSEA) 관계자로부터 비궁 실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해군 제공)

해군 무기체계의 소요 결정권자인 프란체티 총장은 환태평양훈련 '2024 림팩 기간인 지난 11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 전개된 우리 해군의 천자봉함(LST-Ⅱ·4900톤급)을 약 1시간 동안 방문해 비궁의 해외비교시험(FCT)에 관한 브리핑을 받았다. 그가 내정자일 땐 비궁의 3차 시험평가를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일종의 신속획득프로그램인 FCT는 미 국방부 주관으로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우방국의 우수 장비와 기술을 시험평가한 뒤 군의 요구도와 기술수준을 고려해 국방조달로 연계하는 제도다. 앞서 LIG넥스원(079550)의 비궁은 한국과 미국에서 총 3차례에 걸쳐 20여 발에 대한 시험평가에 임했고, 100% 명중률을 기록하고 있다. 12일 미국 측 무인수상정에서 발사되는 등 마지막 시험평가까지 통과하면 미국 방산시장 진출의 9부능선을 넘게 된다.

프란체티 총장은 "미 해군은 미래의 무인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 네트워크 및 운영 개념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라며 "무인 시스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국제 파트너 간의 공동연구 등 새로운 기회가 다수 생겨났고, 이는 해양안보 및 기술역량 발전을 위해 지식 공유와 협력의 중요성을 상징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월 미 해군은 한국산 유도 로켓이 장착된 무인수상정를 사용해 6개의 미사일로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하고 침몰시키는 시연을 통해 최초의 완전한 무인 킬 체인을 달성했다"라며 "림팩 2024 비궁 발사 시험은 무인 시스템을 해군 작전에 통합하는 또 다른 발전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시험 결과가 "고속해안공격정(FIAC)의 공격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11일(현지시각) 환태평양훈련 차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항해 중인 천자봉함을 방문한 리사 프란케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문종화 환태평양훈련전대장(해군 대령)과 악수하고 있다.(해군 제공)

지난해 11월 미 해군 역사상 첫 여성 참모총장이 된 프란체티 총장은 약 10년 전엔 여성으론 처음으로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을 맡았다. 그는 "해군참모총장으로 내정된 것은 큰 영광이었고, 저는 겸허히 그 직을 받아들였다"라며 "저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해군을 건설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평화를 지키고, 위기에 대응하며, 필요하다면 전쟁에서 단호하게 싸우고 승리할 수 있도록 시급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프란체티 총장은 지난달 말 처음 실시된 한미일 3국의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3국의 상호운용성을 증진하고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라며 "우리의 전략적 우위를 과시하고, 집단적 역량을 강화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해군은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을 포함해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다"라며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그 너머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초석이 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미 해군의 연합훈련은 상호운용성 및 억제력 강화, 신뢰 구축, 기술 개발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한미 해군은 적성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합동군에 다영역전력을 제공하고, 위기에 대응하며, 필요시 결정적 전투를 통해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