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쟁 나면 쿠팡·네이버 물류시스템 따와야'…軍, 연구 돌입

인구절벽으로 수송·물류 인원 부족해져…군 필수인력은 유지하며 민간 역량 활용

C-130 수송기가 지상활주 하면서 화물을 하역하는 전투하역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2024.6.25/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쿠팡이나 네이버로 대표되는 민간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민간과 함께 수송·물류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 돌입한다.

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공군 군수사령부는 최근 '민간 우수체계 기반 전·평시 민·군 수송·물류 업무 협력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 연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으로, 이르면 올해 말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군 군수사는 "국방부 주관 국방혁신 4.0 추진과 연계해 군 구조 효율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및 조직 통폐합 등 군 자체 노력도 필요하다, 인구 절벽에 따른 정원 감편으로 민간자원 활용 확대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라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수송·물류는 업무특성상 민간 역량을 군에 활용할 경우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이지만, 현재는 군 능력을 초과한 소요 위주로 제한적으로 민간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대량·대형 물자와 위험물 또는 험·준로, 인구 밀집 시가지 등 군 차량 운행이 부적합한 경우와 도서지역 물자를 수송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공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평시 수송·물류 분야 민간 우수 체계와 각 체계를 군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공군은 특히 군에서 적용 가능한 민간 우수 사례 예시로 국내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한 쿠팡, 우수 공급업체와 연합을 구축한 네이버를 지목했다.

군 소식통은 "쿠팡의 경우 배송센터가 늘면서 10분 만에 배송할 수 있는 소비자가 3400만 명이 될 정도로 성장했고, 네이버는 이커머스 물류 생태계를 구축했다"라며 "군도 민간과 협업해 이와 같은 수송·물류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비행단과 포대 등 기지급 부대의 영내외 차량운행, 차량정비 지원부터 종합보급창 중앙물자 저장·포장·발송, 공수지원, 긴급수송 등 분야별 구체적인 물류·수송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미국 수송사령부의 민·군 협력 체계 '국방화물수송지원'(DFTS)을 벤치마킹해 진행할 예정이다. 미군은 2008년부터 '국방수송협력사업'(DTCI)을 시행해 약 7년간 민·군 협력체계를 운영했고, 운영 간 미흡사항을 보완해 DFTS로 발전시켜 물류·수송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예산 낭비를 줄이고 있다.

군 소식통은 "군의 보유 자료와 미 수송사 파견 연락장교를 통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추가 자료도 식별해 벤치마킹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우리 군에 적용할 수 있는 비용분석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민간 활용을 늘려 병력 감축 효과를 노리면서도, 전·평시 임무 보장을 위해 적정 수준의 군 필수인력은 상시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필수인력 규모와 함께 전·평시 민간업체 업무 중단 예방 대책이 도출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전시에 민간업체가 임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평시 민간요원 파업 등으로 정상업무 제한 가능성이 있다"라며 "전시 초기엔 임무 지원 및 동원 병력 교육교관이, 평시엔 주요 임무 지원을 위한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