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리튬배터리 파열 연 평균 6건 이상…'폭발 징후'로 사용 멈추기도

'화성참사' 원인 지목 에스코넥 배터리 불량 사례 있었다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6.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리튬 일차전지 제품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군에서 매년 6건 넘게 발생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튬 일차전지 제품은 지난해 육군에서 폭발사고 징후를 보여 사용이 긴급 중지되기도 했다.

10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군납 리튬전지 파열 현황'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육군에서만 총 31건의 리튬전지 파열사고가 났다.

매년 최소 6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 셈으로, 31건의 사고 중 25건이 'BA-6853AK'라는 재충전 불가식 일차전지에서 발생했다.

BA-6853AK는 근거리 FM 무전기 PRC-999K에 사용되는 전지다. 자료에 따르면 에스코넥의 BA-6853AK는 2022년 7월 12일과 14일 장비 사용 전에, 지난해 2월 8일 신품을 저장하던 도중 파열되는 사고가 있었다.

특히 에스코넥의 배터리는 지난해도 폭발사고 징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안규백 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2023년 사용자 불만 보고서'와 같은 국방부 자료에 지난해 2월 8일 육군 한 부대에서 에스코넥 리튬전지 불량 신고 접수 내용이 나온다.

당시 혹한기훈련 중이던 장병들은 에스코넥이 만든 BA-6853AK를 무전기에 장착하는 과정에서 연소 흔적을 발견했고, 부대는 즉시 해당 제품 사용을 중지했다고 한다. 같은 해 다른 육군 부대에서도 반납을 앞둔 에스코넥의 폐리튬전지에서 파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제품은 모두 2018년 10월 에스코넥이 군에 납품한 제품이었다. 이들 부대가 보유했던 에스코넥 리튬전지 584개 중 약 17%에 해당하는 101개는 불량으로 판별됐다.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군에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발생한 리튬 일차전지 화재·폭발사고 건수는 육군 84건, 해병대 8건 등 총 92건에 달했다. 1년 평균 9건 이상 사고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사고 유형은 '사용 중 파열'이 64.1%로 가장 많았고, '보관 중 파열'이 30.4%로 뒤를 이었다. 사용 중 파열은 야전용 무전기 등 장비에 리튬 배터리를 부착해 사용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이며, 보관 중 파열은 제품 자체의 내부 파열로 화재나 폭발이 일어난 경우다.

국방부 군용전지안전관리 지침에 따르면 파열(폭발)이란 저장 또는 사용 중 전지 내부의 화학 반응에 따른 압력의 급격한 증가로 안전 배기장치 또는 타 부위가 갈라지거나 여러 조각으로 찢어지면서 전지(셀) 내용물이 분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아리셀 공장 3동 2층 공장에서 쌓아둔 리튬전지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시작, 급격히 확대돼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아리셀 화재 사건 수사본부와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이사 등 총 5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