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K9 도입국'…한화에어로, 루마니아와 1.4조 수출 계약(종합)
K9 54문 및 K10 탄약운반차 등 '자주포 패키지' 2027년부터 납품
호주 뚫은 '레드백' 앞세워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 사업도 도전
- 허고운 기자,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박기범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54문 등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9은 한국군을 포함한 전 세계 10개국이 사용하는 베스트셀러 자주포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 현지에서 1조3828억 원 규모의 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현지업체와 협력해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퍼티나 자주포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 무기체계와 경쟁한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루마니아 정부와 세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 계약에는 K9과 K10 외에도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가 포함됐다. 앞서 정부는 양국 정상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최초로 개최하는 등 방산 수출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K9 자주포는 우리나라 외에도 호주, 이집트,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에서 도입했다. 루마니아의 10번째 운용국 합류로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 원을 돌파하고, 나토 회원국 중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6개국으로 확대된다.
한국과 루마니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5주년을 맞이한 2023년을 전후로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양국 간 우호관계 증진에 있어 방산 분야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루마니아 정상 방한, 양국 총리 상호방문,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의 3차례 방한 등이 이뤄졌다. 지난 5월부터는 우리 방위사업청장과 국방부 장관이 루마니아를 방문해 국방장관 등 주요직위자 면담을 통해 이번 수출계약 협상을 적극 지원했다.
신원식 장관은 지난 6월 한국 국방장관으로는 최초로 루마니아를 방문해 안젤 틀버르 루마니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열었다. 루마니아 측은 이 회담을 계기로 K9 도입 결정 사실을 공식 공개했다.
신 장관은 "한국은 단순한 무기 판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생산, 운용부대 간의 교차훈련, 이전 교류 등 다양한 국방·방산 협력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틀버르 장관에게 '깨끗할 안', '클 태', '보물 보'로 이뤄진 '안태보'라는 한글이름이 새겨진 도장과 한국산 미사일 '신궁'을 상징하는 국궁을 선물하며 호감과 신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루마니아 국방장관 회담 직전엔 프랑스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 현장에서 석종건 방사청장은 이온-코넬 플레사 루마니아 획득청 부청장과 만나 수출 관련 논의를 했다.
지난해 신궁에 이어 이번 K9 수출로 루마니아는 중유럽의 주요 방산협력국이 됐다. 방사청은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 호주군의 최종 선택을 받은 '레드백' 장갑차가 선정될 수 있도록 수출 지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레드백 장갑차는 K9과 동일한 동력시스템 등을 적용했기 때문에 루마니아군의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이번 K9 자주포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레드백 장갑차, K-2 전차 등 지상무기체계와 방공시스템 등 유도무기 사업에서도 루마니아와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방사청은 업체와 협력해 지속적으로 방산 수출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K9 자주포는 이제 글로벌 곳곳을 지키는 K-방산의 상징이 됐다"며 "레드백 계약으로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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