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 美대북고위관리 5일자로 사임…대북정책 컨트롤타워 공백(종합)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국무부에서 대북정책을 전담해 온 정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가 최근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박 대북고위관리의 사임과 관련한 뉴스1의 서면질의에 "정박 박사는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직에서 5일자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광범위한 해외 출장과 북한의 도발 및 제재 회피에 대응하기 위한 강도 높은 외교적 노력을 주도하는 등 미국의 대북 정책을 진전시키기 위해 3년 넘게 지칠줄 모르는 노력을 기울인 정박 박사는 사적인 삶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북고위관리의 사임 사실을 확인한 뒤 "2021년 취임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헌신과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 정박 박사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건승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 차관보가 국무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하고,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는 특사직을 계속 수행하며, 세스 베일리 국무부 한국·몽골 담당 과장이 대북특별부대표 역할을 계속 겸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오늘 발표할 인선 발표는 없다"고 했다.

한국계인 박 대북고위관리는 국가정보국(DNI), 중앙정보국(CIA) 등에서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업무를 담당한 뒤 2017년 9월부터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한국석좌로 있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거쳐 2021년 1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발탁됐다.

그는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겸직해 오다 지난해 말 성 김 전 대북특별대표가 은퇴하면서 그 직무를 넘겨 받아 한미 및 한미일간 대북 정책 및 대응을 조율하는 미국측 수석대표 역할을 해 왔다.

미국은 정박 당시 부대표의 취임과 함께 대북 협상대표의 직함을 '대북특별대표'에서 '대북고위관리'로 변경했다.

국무부가 구체적인 인선 시기 등을 언급하지 않음에 따라 정박 대북고위관리 후임자 인선은 당분간 시간을 두고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 심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최고위 대북 외교 컨트롤타워의 공백 발생으로 인해 한미 및 한미일간 원활한 대북 공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및 가자 전쟁 대처에 집중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 역시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