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잠수함 바꾸는 캐나다…"이범석함 훌륭·완벽" [2024 림팩]
이범석함에 장성들 발길…장보고-III 배치-II 탑재 리튬이온배터리에 관심
사우디·폴란드·인니도 잠수함 도입 추진…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도전할듯
- 박응진 기자
(호놀룰루=뉴스1) 박응진 기자 = 캐나다가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의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캐나다 군 고위 관계자들이 우리 해군 잠수함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과 경쟁하는 K-잠수함의 수출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령 하와이 진주만 히캄 기지에선 지난달 26일(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군 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해군은 손원일급 잠수함인 '이범석함'(SS-Ⅱ·1800톤급)을 환태평양훈련전대의 한 전력으로 파견했다.
이도엽 이범석함장(대령 진)은 8일(현지시각) 한국 취재진과 만나 △9종목 24차례의 훈련 △'하푼' 잠대함 유도탄 실사격 △우방국과의 상호 이해·운용성 증대 및 캐나다 잠수함 수출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이번 림팩에 참가한 이범석함의 주요임무라고 설명했다.
현재 캐나다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 도입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 잠수함 코너브룩함 소속의 한 대위는 이번 림팩 훈련 기간 동안 이범석함에 편승기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 함장은 최근 "크리스티안 모나한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캐나다 해군 준장)이 우리 잠수함을 보고는 '훌륭하고 완벽한 잠수함이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 함장은 이범석함 견학뿐만 아니라 미래 한국 잠수함 전력에 대한 설명을 했다고 한다.
모나한 사령관은 손원일급 잠수함이 림팩에서 처음으로 실사격하는 하푼 잠대함 유도탄 발사 시연 팀워크 훈련도 지켜봤다.
모나한 사령관은 같은 날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 함장의 설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라면서 림팩 지휘관으로서 참가 전력 중 하나인 이범석함의 능력뿐만 아니라 함장과 승조원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모나한 사령관은 특히 장시간 잠항이 가능하게 하고 충전이 빠른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큰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가 우리 방산업체의 잠수함을 도입한다면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있는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유형)-II'의 개조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해군이 주최한 함상 리셉션에서 이 함장을 만난 앵거스 탑시 캐나다 왕립해군사령관(중장) 또한 우리 잠수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다음 달 중에도 캐나다 해군 장성이 추가로 이범석함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입장에선 대만 문제와 관련해 남중국해에 해군 전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캐나다가 새로운 잠수함을 도입해 러시아를 견제해 줄 것을 바랄 수 있다. 미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승인한 것처럼 캐나다에도 일정 역할을 부여할 것이란 시각이다.
캐나다가 잠수함 도입을 위한 사업을 본격화하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이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이라 K-방산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범석함은 지난달 10일 함교탑에 대형 태극기를 부착한 채 히캄 기지로 입항했으며, 이 모습을 본 외국 군인들은 "아름답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달 6일 열린 이범석함 공개 행사엔 1222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기도 했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