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청사서 가상 전투기와 교전…데이터·인공지능 성과물 전시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확산주간…10가지 기술 선보여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확산주간 전시에서 조종사들의 인공지능 기반 VR 모의비행훈련체계를 살펴보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1층 로비에서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 정예 조종사 2명이 적과 교전에 나섰다. 실제 기체 대신 모션체어와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하며 AI가 구사한 적과 싸운 조종사들의 모습에서 데이터·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우리 군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국방부는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확산주간'(3~10일)을 맞아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각 기관의 데이터·AI 분야 주요 성과물을 전시했다.

로비 입구에 전시된 AI 기반 VR 모의비행 훈련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미래도전 기술개발 사업으로 개발한 AI 공중교전기술을 활용해 VR 기반 F-16 모의비행 훈련체계에 적용한 모델이다. 공군은 현재 이 체계를 시범 운영 중이며, 향후 활용을 늘려갈 계획이다.

VR 기기를 착용한 조종사들은 진행자의 신호가 떨어지자 가상 적기와의 전투에 나섰다. 이 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가상적기가 정해진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고 고도로 발달한 AI가 조종한다는 점이다. 조종사들은 다양한 전장 상황에서 더욱 실전 같은 훈련을 할 수 있게 된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확산주간 전시에서 조종사가 인공지능 기반 VR 모의비행훈련체계 시연을 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군 관계자는 "AI 기반 전술개발·훈련용 모의비행 훈련체계 구축의 기초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유·무인 전투기 복합체계 구현을 위한 핵심 기반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국방부가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국방생성형 AI'를 시연하는 공간도 있었다. '챗 GPT'의 국방 버전인 이 시스템은 외부 지식은 물론 100만 건 이상의 군 자료를 학습해 군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방생성형 AI는 △국방 GPT △재정·사업 GPT △인사관리 GPT △문서요약 △음성분석 △군 특화번역 등의 메뉴로 우선 시작됐다. 시연자가 '국방 GPT'에 '국방혁신 4.0'에 대해 묻자 AI는 곧바로 국방혁신 4.0이 미래 국방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분야와 방식 등을 설명했다.

AI 기반 해안경계작전체계도 이목을 끌었다. 우리 군은 이미 AI를 적용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 체계는 레이더, 열영상장비(TOD) 등 해안감시장비와 연동된 AI가 자동으로 의심 선박을 탐지해 식별·경고 및 추적하는 진일보된 방식이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확산주간 전시를 찾은 군인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군 관계자는 "AI 활용으로 해안경계부대 장병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고, 감시 병력도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시범 운용 중으로 올해까지 AI 모델 고도화와 학습용 데이터 확대 구축을 마친 뒤 내년 충청·전라·경산 지역 전 해안부대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활주로 포장 평가체계를 전시한 자리에도 인파가 몰렸다. 사람이 활주로 포장 상태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대신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로 활주로 상태를 파악한 뒤 AI를 활용해 결함 지점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현장 관계자는 "기지별 포장 상태 분석과 평가시간이 기존엔 4명이 3주 동안 진행했다면, 이 체계를 활용하면 1명이 3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라며 "포장평가 신뢰도를 향상할 수 있으며, 위성연상과 연계 결함위치 조회로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방부 로비에는 △자율터널 탐사로봇 △협업 탐사로봇 △사족보행 로봇 체계 △다출처 영상 융합정보 체계 △온디바이스 AI 활용 정찰감시 체계 △AI 기반 군 의료영상 판독지원 시스템 △어라운드 뷰 기술을 적용한 기지 경계·감시 등의 기술이 소개됐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확산주간 전시에서 관계자가 협업 탐사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들 기술은 모두 실용성과 군 도입 가능성을 인정받은 성과물로, 일부는 시범 운용에 들어갔거나 전력화가 검토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 데이터·인공지능 정책보고회'를 주관한 후 김명수 합참의장,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과 행사장을 둘러봤다. 신 장관은 각종 기술 시연 장면을 확인한 후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과학기술강군 육성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데이터·AI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자리"라며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각 기관 등이) 각자 노력하는 것을 모아보는 수평적 확산의 시간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