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 250여개 살포…軍, 대북 확성기 방송은 아직(종합)
내용물 대다수 종이조각…무게 10㎏가량으로 풍선 급강하시 위험
北, 탄도미사일 발사도 시도…한미일 훈련 맞선 도발인 듯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지난 25일 밤부터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250여 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모두 250여 개의 북한 오물풍선을 식별했다.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 낙하한 오물풍선은 100여 개로, 주로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풍선의 내용물은 대다수가 종이조각으로,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 위해물질은 없었다. 다만 적재물이 10㎏이라서 풍선 급강하 시 위험성은 있다고 합참은 판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풍선 안에는) 약 8㎝의 일정한 크기와 모양으로 세단한 낮은 품질의 종이 조각이 들어있었고, (종이에) 뭔가 적혀있진 않았다"라며 "(풍선 하나에) 종이가 7000장 이상 들어있고, 지난번과 중량은 큰 차이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단 이유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9일, 24일 등 5차례에 걸쳐 모두 약 2000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북한이 초기에 날려보낸 오물풍선에는 폐종이·비닐·퇴비·자투리 천·페트병 등의 쓰레기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지난 24일 통일부는 전문기관 분석 결과 오물풍선 내부 퇴비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최근 오물풍선에 쓰레기를 넣지 않고 글자가 없는 종이만 넣은 건 북한의 정보를 남측에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과거엔 급하게 쓰레기를 모아 오물풍선을 채웠다면, 이제는 종이를 이용해 쓰레기를 의도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합참은 전날 밤 9시 48분쯤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현재 풍향이 북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 중에 있다"라며 '6차 오물풍선'이 살포된 사실을 전했다.
합참은 북한 오물풍선 살포에 따른 대북 심리전 방송(확성기) 시행 여부에 대해선 "즉각 시행할 준비가 돼 있으며,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대북방송을 한다면 방송이 끝난 이후 공지할 것"이라며 "한다고 사전에 알려주면 북한이 우리 장병들을 타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오물풍선 살포에 이어 이날 오전 5시 30분쯤엔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250여㎞를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해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의 이 같은 복합 도발은 탈북민단체들의 대북전단과 더불어 한미일 훈련 등에 대한 시위로 풀이된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 미 제9항모강습단은 이날 부산항을 출항해 조만간 한일 해상전력과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날엔 윤석열 대통령이 정박 중인 루스벨트함에 직접 승선해 북한을 향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9·19남북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이후 처음으로 서해 해상완충구역을 향한 우리 해병대 K-9 자주포 등의 실사격 훈련도 조만간 예정돼 있다.
전날엔 우리 육군의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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