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러 회담 후 확장억제 우려에 "워싱턴 선언 이행" 강조(종합)
커트 캠벨, '북러 관계 심화, 韓 핵무장으로 내몰고 있다' 평가에 "동의"
"러, 北 핵·장거리미사일 개발 지원하거나 에너지 지원할 수도"
- 김현 특파원, 정지윤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정지윤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 관계 복원으로 한반도에서의 북핵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4일(현지시간)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발표했던 워싱턴 선언이 "우리가 지금 대응해야 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한반도에서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워싱턴선언 외에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4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은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당시 한국에서 북핵 위협 고조에 따라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캠벨 부장관은 "우리는 단지 워싱턴선언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이행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을 가지면 된다"면서 "워싱턴 선언 이후 한국에선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의 옆에 서고, 핵우산이 동북아시아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미국의 의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21일 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한 데 대해 "저는 앨리슨의 말대로 러시아와 북한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역내 국가들로 하여금 자국의 모든 군사 및 기타 조치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 우리는 한국과 일본, 인도·태평양의 다른 곳에서 군사비 지출의 상당한 증가와 달라진 초점을 목도해 왔다"면서 "미국은 동북아 국가들, 특히 일본과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의 강력함을 강조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러 파트너십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우리의 인도·태평양 파트너들도 그들을 무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과 안보 조약을 체결한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우리는 북한이 반대급부로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받을지에 관한 (양국간) 논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북한의 핵, 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어쩌면 에너지와 같은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북러 조약의 여파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전날 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한미가 취할 다음 조치들에 관해 통화를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북러 협력 심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선 "중국은 북러간에 이뤄지고 있는 일에 대해 다소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타당할 것 같다"며 "중국은 우리와의 일부 대화에서 이를 시사했고, 우리는 그러한 일들과 관련된 일부 긴장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그것(중러간 긴장)은 흥미롭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아마도 중국은 (북러 협력이 심화될 경우) 북한이 동북아시아에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도발적 행동을 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침범과 도발적인 메시지, 대화 거부 태도를 거론하고서 "이것은 매우 위험한 전개"라며 "우리가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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