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나토' 탄생하나…북러 밀착 대응 '한미일 동맹 강화 필요성'

북러 '유사시 군사개입' 합의…한미일 '동맹 태세 강화' 경고
전문가 "도발 수위에 따라 동맹 수준 격상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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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협정으로 동아시아 정세가 요동치면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필요성이 서서히 거론되고 있다. 절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북러 간 사실상의 '상호방위조약'이 부활하자 한미일도 3각 공조를 넘어선 군사동맹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중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단연 북러 간 '군사 협력'을 언급한 4번째 조항이다.

4조엔 북러 중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을 경우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한반도 유사시 북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약 전문이 협정 체결 하루 만에 공개되자 한미일 정부는 즉각 반발하며 필요의 경우 동맹 태세를 강화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한미일 3각 공조, 미-필리핀 협력,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언급하면서 "필요에 따라 인도-태평양 전역에 대한 우리의 태세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도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뒤 북러가 체결한 협정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확장 억제력과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역시 북러 간 협정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조약에 근거해 앞으로 어떤 협력이 이뤄지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경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9일에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환영 연회.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앞서 한미일 3국은 지난해 8월 정상회의를 통해 위기 시 서로 협의하도록 약속하는 '3국 협의에 대한 공약'을 채택하고 3국 안보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현재는 각자의 이익에 직결되는 역내외 도발이 발생할 경우 3국이 정보 교환, 메시지 조율, 대응 방안을 함께 협의하는 수준이지만 이번 북러의 합의와 같은 '새로운 변수'가 발생할 경우 관련 대응의 수위 역시 바뀔 여지가 다분하다.

이미 한미일 3국은 이달 초 국방장관회의를 통해 올여름 3자 훈련인 '프리덤 엣지'를 최초로 실시하고, 3국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 체계'(TSCF)를 연내에 작성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북러 간 협정으로 한미일 군사동맹이 실현되지는 않더라도, 향후 북러의 도발 수위에 따라 동맹 수준이 격상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당장 아시아판 나토가 생긴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 필요성은 계속 제기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 위협과 도전을 한다면 아시아판 나토의 실현 가능성 또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북러 밀착을 기점으로 미국이 한일 간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악사) 체결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이를 한미일로 확대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아시아판 나토 출범 이야기도 재점화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 실장 역시 "북러 간 협정이 자동 군사개입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려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이 증진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3.8.18 ⓒ로이터=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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