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GP 복원 1단계 마무리…'제네시스 GP' 계획 논의 중
北 건설 중인 방벽은 대전차 방호용인 듯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작업의 '1단계 조치'인 임시 시설 설치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에 건설하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대전차 방벽'인 것으로 우리 정부와 군은 판단하고 있다.
17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1월 시작한 GP 복원 1단계 공사를 올봄 마무리했다. 이 공사는 컨테이너와 간이 방호벽 등을 만들어 수색·매복 작전을 하는 장병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1단계 공사가 이뤄진 곳에서는 필요에 따라 후방의 수색대대 등 병력이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나, 현재 병력이 계속 머무르는 '상주 GP' 개념으론 운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해 말 사실상 9·19 군사합의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군사적 복원 조치를 감행 중이며,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유엔사와 협의한 가운데 '상응하고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라며 "세부사항은 장병의 안전과 작전보안을 고려해 공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2단계 공사는 임시 시설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3단계는 상황실과 생활관 등 GP 건물을 9·19군사합의 이전 혹은 더욱 강화된 수준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사 계획은 복원 GP가 속한 각 부대가 참여한 가운데 논의 중이다.
지난해 12월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우리 GP가 제네시스라면 북한 GP는 포니 수준"이라며 "과학화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제네시스와 같은 GP를 조만간 복원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남북한은 9·19 군사합의 이행 차원에서 DMZ 내 GP 각각 11곳씩을 골라 10곳은 완전 철거하고 나머지 1곳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그 원형은 보존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군사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이후 파괴된 GP를 복원하고 동시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했다. 우리 군도 올 1월부터 GP 복구를 시작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1㎞ 이내 구간의 동부·서부·중부 전선 일대에서 방벽을 세우고 전술 도로 보강, 지뢰 매설, 불모지 작업 등을 하는 상황을 식별했다.
일각에선 이 방벽이 남북관계 단절을 위한 용도라는 분석도 나왔으나,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전차 장애물 비슷한 방벽"이라고 표현했다.
이 실장은 "대전차 방벽이 건설된 건 수십 년 전에 이미 있었고, 우리 군도 마찬가지로 건설해서 갖고 있다"라며 "위치나 형태는 (북한이 과거에 만든 것과) 약간 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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