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한중 외교안보대화…'푸틴 방북' 논의 테이블 오를까

전문가 "푸틴 방북쯤 한중 대화 자체가 상징적 의미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총리를 영접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6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중 외교·국방 당국이 오는 18일 대면 협의를 갖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사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17일 한중관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중 정부는 이날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 측에선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이 중국 측에선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수석대표로 나서고 국방부에선 국장급 고위관료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는 지난달 말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 양자회담에서의 합의 사안이다.

당초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지난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설돼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중국 베이징과 서울에서 각각 1차례씩 열렸다.

그러다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등에 따라 한중관계가 급랭하면서 이후 개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급'을 격상해 회의체를 재가동하는 것으로, 이번 회담에서 협의체의 정례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선 최근 양국 간 주요 외교·안보 사안들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같은 날 북한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측은 북러 밀착 심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외교가에서 우려돼온 '한미일 대(對) 북중러'라는 이른바 '신냉전' 구도는 중국의 '미온적' 반응으로 현실화되진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은 한미일 협의체를 비롯해 미국의 소다자 협력체 틀을 기반으로 여러 층위를 구성하는 '격자형' 외교 전략에 대항하기 위한 '우군 다지기' 성격이 짙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중국이 북중러 연대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는 식의 북러 밀착이 한미일의 '대항마' 성격으로 대내외에 과시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우리 측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한 한중 간 평가를 공유하고 '신냉전·진영대립을 방지해야 한다'란 중국의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러 간 밀착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서울에서 한중 간 외교·국방 당국 간 대화가 열리는 것 자체가 상징적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 측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탄도미사일 발사, 대남 '오물풍선' 살포 등 도발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다.

한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 사안을 논의하며 자연스럽게 최근 북한의 도발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중국으로선 우리 측의 요구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기 보단 '대화를 통한 정치적 해결'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또한 우리 측에 '하나의 중국'(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하나)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이를 한중 외교안보대화의 주요 주제로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