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수십명, 9일 중부전선 MDL 침범…경고사격에 퇴각(종합)

대남 오물풍선·대북 확성기로 민감 상황 속 중부전선서 발생
대부분 작업도구 들고 일부는 무장…합참 "'단순침범' 판단"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 북한군 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정윤영 기자 = 다수의 북한군 인원이 지난 9일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사격 이후 퇴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9일 낮 12시 30분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일부가 MDL을 침범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즉시 북측으로 돌아갔다.

북한 군인들은 MDL을 50m가량 넘어왔으며, 대부분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도구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우리 군에 식별됐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무장이 돼 있었던 것이냐'라는 질문에 "일부는 그런 것(무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MDL을 침범한 북한군 규모는 수십 명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우리 군은 이들의 움직임을 MDL 침범 전부터 관측했다고 밝혔다.

북한군 수십 명이 한꺼번에 MDL을 넘어온 건 이례적이다. 북한 군인들이 이번에 넘어온 MDL 중부전선은 우리나라 철원, 연천 등지와 인접한 곳이다.

북한군이 넘어온 MDL 인근엔 길이 없고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 우리 군이 침범 이전부터 이들의 동선을 추적·감시하고 있었다는 점, MDL 침범 후 이뤄진 경고 방송·사격에 바로 돌아갔다는 점 등에 비춰 길을 헤매다 MDL을 침범한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9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단순 침범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 실장은 "우리 경고사격 후 북한군이 즉각 북상한 것 외에 특이동향은 없었다"라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침범이라고 평가한 것은 공개해 드린 것 이외에도 다른 정보들이 있는 것"이라면서 "작업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군의 이번 MDL 침범이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등 도발, 우리 정부의 9·19남북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대응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군이 또 다른 도발을 위해 MDL을 침범했을 수 있단 시각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4차 대남 오물풍선 살포 직후 9일 밤 담화를 통해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최근 대남 방송용 확성기도 설치했다. 아직까지 대남 방송이 청취된 것은 없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이 실장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해 즉각 운용할 수 있는 포 대기 수를 늘렸단 보도에 대해선 "필요한 조치들을 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