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활용한 대규모 도시전투 대비해야"…우크라전·중동 사태가 모델

"일정 규모 상비병력·예비병력 보유해야…군수품 보급 위한 외교 노력도 병행"
"무인체계 운용 개념 고도화…선제적 군사력 운용 개념 정립해야"

드론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전력 현황을 보고 받고 있는 신원식 국방부장관. /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팔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이 두 전쟁을 교훈으로 삼아서 드론 등 무인체계의 활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기현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6일 '2개의 전쟁,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유 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팔 전쟁에서 주요 도시들이 전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상 전투의 중요성이 반드시 각인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에 직접 침입한 적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없게 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피해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대규모 지상 전투의 중요성에 따라 일정 규모의 상비병력 그리고 예비병력의 보유는 필수"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지상에서의 지속적인 전투력 창출 능력은 전쟁 승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정밀 유도무기 등 첨단무기체계와 함께 유도 기능이 없는 일반 목적용 탄의 대규모 생산 능력도 반드시 보유해야 할 것"이라며 "전시 국가의 생산시설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할 때 동맹과 우방국 지원은 필수적이며 군수물자의 글로벌 공급이 원활히 유지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과 한국의 수도가 근접해 있는 상황에서 '메가시티 작전'은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라며 "도시지역 근접항공지원(CAS) 그리고 대도시 지하시설을 고려한 전투 수행 방식 등 도시에 특화된 작전에 대한 개념과 훈련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유 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팔 전쟁에서 무인체계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우리 군도 무인체계에 대한 작전 개념과 교리들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은 "공중영역 능력의 기준을 재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며 하이엔드(High-end) 영역과 로우엔드(Low-end) 영역의 능력을 동시에 활용해 첨단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하이로우 믹스 콘셉트'(High-Low Mix Concept)를 개발하는 등 통합 운용 방안의 정립을 강조했다.

그는 "하이엔드 전력의 제한적 공중 우세와 필요시 적의 로우엔드 전력의 공중 사용을 국지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개념을 검토해야 한다"며 "실제 전장 운용자료를 기준으로 무인체계 운용 개념을 고도화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위원은 '아이언돔'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과 함께 방어무기체계의 불안정성을 인식한 공격작전을 정립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미사일 방어체계, 한국형 아이언돔, 과학화 경계체계 등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추구하는 방어무기체계의 불완전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불완전한 방어체계를 통해 모든 것을 방어할 수 있다는 사고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에서 방어작전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계가 명확하고 현대전에서 '억제-방어-공격'은 거의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공격을 염두에 둔 방어개념 또는 선제적 군사력 운용 개념 정립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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