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군사활동 정상화…"대북 확성기 언제든 재개 준비"(종합)
9·19군사합의 효력 정지…신뢰 회복 가능성 고려해 '폐기' 아닌 '효력 정지' 결정
- 이창규 기자,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박응진 기자 = 국방부가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결정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이 정상적으로 복원된다고 4일 밝혔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도 언제든 재개할 준비를 마쳤다.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4일 오후 3시부로 남북 간의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우리 정부는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조 실장은 "9·19 군사합의는 당초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체결됐다"라면서 "하지만 북한은 합의 이후 해안포사격, NLL(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미사일 발사, GP(최전방 감시초소) 총격 도발, 소형무인기 침투 등 의도적이고 반복적으로 위반행위와 도발을 자행해 왔다. 더구나 북한은 그들 스스로도 지난해 11월 23일 9·19 군사합의의 사실상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반복적인 합의 위반과 도발에도 지금껏 인내하며 군사합의의 조항들을 준수해 왔다"라면서 "그러나 북한은 지난 5월 27일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교란, 미사일 발사, 대규모 오물풍선 살포 등 우리 국민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고 재산 피해까지 발생시켰다"라고 꼬집었다.
조 실장은 "이에 정부는 우리 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활동에 더 이상 제약을 받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라며 "이러한 조치는 그동안 9·19 군사합의에 의해 제약받아 온 군사분계선,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에 우리 정부의 군사합의 전면 효력 중지 결정을 알리는 것에 대해 "군 통신선이 차단되어 있어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것이 북한에 통보하는 절차가 된다"라고 말했다.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됨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 이내 포병훈련 등이 가능해졌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자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관련한 '1조 3항'의 효력을 정지시킨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제약받아 온 군사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격훈련과 서해 쪽 해상 훈련 등이 정상 진행될 것이고 해당 부대가 자체 계획을 만들어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또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효력 정지만 시킨 것에 대해선 "북한이 도발을 중지하고 남북한 간 신뢰가 회복됐을 때 새로운 합의를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그러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전부 효력 정지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해 왔다. 12건의 주요 위반 사례가 있었고 해안포는 3000회 이상 개방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위반 횟수는 3600회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 실장은 "우리 군은 북한 도발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면서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으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즉·강·끝(즉각·강력하게·끝까지) 원칙하에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및 GPS 교란 도발에 대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도 재개되고 있다.
대북확성기는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수단 중 하나다. 고정식 방식과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방식이 있으며 고정식 방식은 최대 24㎞까지, 이동식 방식은 고정식보다 10㎞ 이상 더 멀리 음향을 보낼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재설치 여부에 대해 "언제든 대북 심리전을 재개할 수 있고 수 시간 내에 확성기를 재설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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