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개최…3국 협력 조율할 사무국 설치 추진

北도발 및 북중러 밀착 심화 등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가운데)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자신의 농장에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및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개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2024.5.31.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한국과 미국, 일본이 3국 협력을 조율할 사무국 신설을 추진한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자신의 농장에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및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3국 외무차관 협의회를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종의 조율기구(사무국)를 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정상들로부터 (한미일) 3국 그룹의 중요한 노력에 대해 향후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사무국 설치는 한미일 3국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3국은 이미 많은 진전을 이뤘다"면서 "우리의 성과를 바탕으로 저는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은 협회의에서 북한의 도발과 북중러 밀착 강화 등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으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역내를 위협하고 있다"며 "27일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이같은 도발 행위의 최근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같은 행위들은 우리의 안보협력 강화 의지를 공고히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북한은 불법 무기 거래나 정제유 이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3국은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북러의 불법적 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 북한인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우리는 북러의 불법적인 협력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부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과의 공조와 관련해선 전날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면담을 거론, "한국 및 일본 친구들과 사전에 긴밀하게 조율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려를 매우 분명히 했으며, 우리는 중국에 북한이 그러한 행동을 자제하고 3국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대화 및 외교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북한을 설득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중국도 북한이 러시아에 위험한 군사 장비 제공과 관련해 취한 조치들에 대해 어느 정도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미일 3국은 이번 협의회에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가 종료된 것과 관련해 새로운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김 차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새로운 감시 체계를 찾기 위해 긴밀히 노력 중"이라며 "한미일 3국이 새로운 메커니즘을 찾는 데 주축이 될 것이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우리는 이미 이 이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목표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감시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부장관은 또 러시아와 관련한 대중국 제재에 대해 "우리는 주로 러시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 관여해 온 중국 기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우리는 금융 기관들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가고 싶지는 않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함께 조치를 취할 것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와 관계에 있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깊은 불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중일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한국 및 일본과의 양자 회담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한중일) 3국간 회담에서 발생한 진전에 대해 브리핑을 듣는 것이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성실하고 깊이 있는 설명(debrief)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중일의 재개된 외교를 환영한다"며 "3국이 대처해야 할 중요한 이슈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캠벨 부장관은 오는 7월 워싱턴 DC에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선 "3국 회담을 열기로 약속했지만, 정확한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만 답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