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장교 된 16년 지기…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313명 임관

제136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OCS) 수료 및 임관식 거행

권태혁(왼쪽), 이태욱 해군 소위.(해군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초·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16년 지기 친구가 나란히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해군은 31일 오전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6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OCS) 수료 및 임관식을 통해 해군 199명·해병대 114명 등 신임 장교 313명이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에서 자란 권태혁 해군 소위(23)와 이태욱 해군 소위(23)는 2008년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나 중·고등학교도 같은 곳을 다니며 16년 지기 친구로서 우정을 쌓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로 다른 대학교로 진학했지만, 학창 시절부터 해군 장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이 소위는 권 소위에게 권유해 해군 장교로 지원했다.

수영을 잘하는 이 소위는 전투수영 훈련 중 수영에 미숙한 권 소위를 위해 직접 수영을 알려줬고, 권 소위는 달리기 훈련 중 이 소위를 위해 장구류를 대신 들어주기도 했다.

권 소위는 "모든 교육훈련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며 스스로를 단련시킬 수 있었다"라며 "친구에서 전우가 된 이 소위와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항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소위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6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해 온 권 소위와 어떠한 난관도 능히 헤쳐나가겠다"라며 "막중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우리의 바다를 철통같이 지키겠다"라고 했다.

이건엽 해군 소위(23)의 경우 지난 3월 학군사관(ROTC) 69기로 먼저 임관한 형 이규엽 해군 소위 함께 같은 해 나란히 영해를 지키게 됐다.

이 소위는 "학군사관후보생에 지원한 형을 보며 해군장교의 꿈을 키웠고, 형에게 건네받은 조언과 격려에 힘입어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라며 "뜨거운 형제애를 바탕으로 형과 함께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는 명예로운 해군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민주 해병 소위.(해군 제공)

아버지와 언니의 뒤를 이은 해병대 가족도 탄생했다. 김민주 해병 소위(23·여)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복무 중인 아버지 김종학 준위(기행준사관 59기)와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복무 중인 언니 김민경 중위(학군사관 67기)의 뒤를 이었다.

김 소위는 "어릴 적부터 멋진 해병대 제복을 입은 아버지를 보며 언니와 함께 해병대가 되기로 다짐했다"라며 "준사관인 아버지와 장교인 언니를 따라 호국충성 해병대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임관식에선 교육과정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천경민 해군 소위(22)와 김사중 해병 소위(26)가 국방부장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합동참모의장상은 이정혁 해군 소위(23)와 김현서 해병 소위(23)가, 해군참모총장상은 엄호민 해군 소위(23)와 박배원 해병소위(23)가, 해병대사령관상과 해군사관학교장상은 각각 김지섭 해병 소위(22)와 용석규 해군 소위(23)가 수상했다.

이날 임관한 신임 장교들은 병과별 초등군사반 교육을 거친 후 해군·해병대 각급 부대에 배치된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축사를 통해 "바다는 여러분의 선배들이 필승해군, 무적해병의 정신으로 지켜온 삶의 터전이자 국가안보의 최전방"이라며 "오늘부터 여러분은 대한민국 해양수호의 주체이며 '내가 대한민국과 해군·해병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는 강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