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본토에 대한 北위협 커졌다…주한미군 단계적 축소 뒤 철수해야"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 주장
"韓, 트럼프 복귀 가능성에 직면…최악의 경우 미군 철수 의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2024.05.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주한미군 주둔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철수가 완료된 후 주둔국 지원을 종료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퀸시연구소의 온라인매체 '리스판서블 스태이트크래프트(Responsible Statecraft)'에 게재한 '한국과 미군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때'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한미가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 최근 착수한 데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트럼프 방지(Trump-proof)'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선이 아직 5개월 이상 남았지만, 워싱턴 관리들과 그들의 외국인 친구들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며 "그들의 목표는 트럼프가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아메리카 라스트' 정책을 어느 정도 고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정책과 수사는 한국에 많은 고통을 줬고, 방위비 분담(협상)에 대한 교착상태를 초래했다"면서 "한국 관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이후 한국의 값싼 승차를 계속 허용하면서 현상 유지로 돌아간 것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그러나 한국은 이제 트럼프의 복귀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그것은 기껏해야 한국인들이 미국의 보호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지만, 최악의 경우 그것은 미군 철수를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에 대비해 바이든 행정부가 차기 SMA에 대한 협상을 가속화했다는 게 밴도우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새로운 협정은 2026년에 발효되지만, 차기 행정부를 구속할 것"이라면서 "국무부는 사심 없는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트럼프가 정책을 수립할 기회를 부정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놀랄 것도 없이, (한미) 양측은 대선 선거운동이 더 가열되기 전에 끝낼 동기가 있기 때문에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수준이 12억 달러(약 1조6400억원)에 달하고, 일부 동맹 옹호자들은 미국이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로 이 협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에 달콤한 거래"라며 "한국은 90%가 한국 내에서 사용되는 10억 달러와 잔돈을 지불하는 대신 세계 초강대국으로부터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을 사용해 모든 적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겠다는 보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은 분쟁 발생시 미국의 이익과 상관없이 한국을 위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반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가장 명백한 도전인 중국에 맞서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동맹이 미국에 추가적인 이득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한미 양국은 미국의 안보보장 없이도 상호 이익이 되는 다른 이슈들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둘러싼 어떠한 논쟁도 막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는 주둔국 지원을 넘어 주한미군 주둔을 전면 재검토함으로써 이 값비싼 협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움직임을 검토해야 할 이유 중 하나로 우선 "동맹의 비용과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한국 전쟁 당시 미국의 책임은 전장인 한반도에 국한돼 미 본토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싸울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며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 증대를 꼽았다.

그는 특히 "북한의 선제공격은 자살행위가 되겠지만, 북한은 아마도 남북한간 분쟁에 미국의 개입을 막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라면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미국 대통령은 남한을 방어하기 위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미국 도시들을 위험에 빠뜨릴 준비가 돼 있겠느냐. 미국 대통령이 그렇게 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한국은 가치있는 우방이고 한국과 미국민 간 유대가 강력하지만, 그러한 이해관계로 인해 미국의 생존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순 없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남한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라고 언급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국군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주한미군 철군시 우려로 한국이 대북 억제를 위해 핵무기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폭탄은 좋은 해결책이 아닐 수 있지만, 여러 나쁜 선택지 중에서 가장 좋은 방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왜 자국의 방위를 감당할 수 있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미국민의 미래를 걸어야 하느냐"고 물은 뒤 "양국 정부는 주둔국의 (방위비 분담금) 지불에 대해 논쟁하는 대신 (양국) 관계를 개혁하고 미국의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조약은 상호 협력의 청사진이 돼야 한다"면서 "그런 다음 미군의 주둔을 단계적을 축소하고, 철수가 완료되면 주둔국의 지원을 종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밴도우 연구원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특별보좌관과 정치 전문지 인콰이어리의 편집장을 지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