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한국전 종전선언, 신뢰 구축 중요 단계…김정은에 대한 양보 아냐"

'한반도평화법안 발의' 브래드 셔먼, 한반도평화법안 조속한 통과 촉구 기자회견

한반도평화법안을 대표발의한 브래드 셔먼 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사진 중앙)이 23일(현지시간) 미 의사당 앞에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김 변호사(첫번째),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2번째), 김민철·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셔먼 의원 오른쪽)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연방하원에서 한반도평화법안을 대표발의한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23일(현지시간) "공식적인 (한국전) 종전선언은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평화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셔먼 의원은 이날 미 의사당 앞에서 한인 유권자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대표 최광철)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1953년 지상에서 멈춘 6·25 한국전쟁을 합법적으로 끝내기 위한 노력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공식적인 종전선언은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평화법안은 △남북 정상간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한국전쟁의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종식을 위한 남북미간 외교 추구 △영구적인 평화협정 달성을 위한 국무부 차원의 로드맵 마련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에 대한 전면 검토 및 국무부의 보고서 제출 요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 및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계속 위협을 가한다는 우려와 함께 "이 법안의 어떤 조항도 주한미군의 지위(status)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고 '주한미군 주둔'을 명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반도평화법안은 117대 의회 때였던 지난 2021년 5월 발의돼 46명 하원의원의 지지서명을 받았지만, 지난해 1월초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셔먼 의원은 118대 의회 회기인 지난해 3월1일 한반도평화법안을 재발의했고, 현재까지 공화당 3명을 포함해 42명의 하원의원이 지지서명한 상태다.

셔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17대 의회에서 한반도평화법안에 대한 지지가 엄청나게 커져 118대 의회 회기인 지난해 3월1일 한반도 평화법안을 재발의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는 지금 양당으로부터 모두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법안으로 한반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전을) 지금 법적으로 종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김정은에 대한 양보가 아니다"면서 한반도평화법안은 또 다른 진전으로 이어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셔먼 의원은 1953년 정전협정은 "공식적인 평화협정이 아니며 공식적인 종전도 아니었다"면서 "적어도 이 전쟁(한국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다. 71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호전적 수사, 핵프로그램 개발 등 "평화에 적대적인 많은 조치를 취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전쟁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셔먼 의원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현실적인 협상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동결 및 감축하는 대신 미국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을 하는 것을 방안으로 거론했다.

그는 "저는 이같은 노력이 계속되길 학수고대한다"면서 "아무도 그것이 쉽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법안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확대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더)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평화법안을 대표발의한 브래드 셔먼 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사진 중앙)이 23일(현지시간) 미 의사당 앞에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셔먼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김경협·김홍걸·김민철·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평화외교포럼 소속 의원들이 함께했다.

포럼 대표인 김경협 의원은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점점 더 고조되고, 언제든지 무력충돌이나 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많은 장애가 있고 많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가닥을 잡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키는 셔먼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42명의 연방의원들이 지지서명한 한반도평화법안"이라며 "한반도평화법안이 연방의원 42명을 넘어 상·하원 의원 모두의 가슴을 울려대고 마음을 변화시키며, 미국과 세계를 변화시켜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홍걸 의원도 "이 자리에 오니까 26년 전 김대중 대통령께서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 정계가 나서줄 것을 호소했던 그때가 생각난다"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2024년이 다시 한번 꺼져가는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키우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하자"라고 말했다.

한반도평화법안 지지 활동을 펴고 있는 KAPAC의 최광철 대표는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이제 재래식 무기까지 수출하고 있다. 북한을 북중러 블록으로 붙인다면 미국에 크게 손해"라며 "한반도 평화 이슈는 당파적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공화당 의원 3명이 지지서명한 것을 거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됐을 때 (추진할) 대북정책을 의회에서 백업하는 부분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면서 "공화당 의원 10~20명이 지지서명에 동참해 준다면 한반도평화법안에 대한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