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대사관 '한중일 정상회의' 준비 착수…일정·의제 협의 중

26~27일 개최 공감대…中, 대만 총통 취임 이후 공식화 하나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국 주재 중국·일본 대사관이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의 참가를 위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6일 "주한중국대사관은 본국으로부터 공식 지시는 없지만 방한 대표단이 사용할 숙소·차량 준비와 식사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주한일본대사관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중일 3국은 오는 26~27일 정상회의 개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상회의 중 구체적인 일정, 의제, 성과 등을 협의하고 있다.

통상 개최 시점에 임박해 정상회의 개최에 관한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만, 이번엔 "이미 언론을 통해 특정 날짜가 언급되고 있는 만큼 발표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라고 소식통은 귀띔했다.

그러나 그간 정상회의 개최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발표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고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한중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중국이 "한일 양국의 대만 총통 취임식 대응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중국이 이후 한중일 정상회의에 공식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일 '반중'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각국의 축하 사절 파견 규모 등을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박진(가운데) 당시 외교부 장관, 가미카와 요코(왼쪽)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총통 1기 취임식 땐 우리 측에선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 내외를 비롯해 현직 의원 4명 등 소수만 참석했다. 외교부는 이번에도 전례를 따르기로 했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차이잉원 총통의 1기 취임식 때 현역 의원 등 252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축하단을 보낸 적이 있다.

또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민주적인 선거의 원활한 실시와 라이 후보의 당선에 축하의 뜻을 표한다"라는 담화를 발표, 중국 측이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결국 라이칭더 총통 취임식에 임하는 한국 및 일본의 입장과 한중일 정상회의에 관한 중국의 태도를 떼어놓고 볼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된 이후 약 5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해 과거사 문제와 방역 갈등 등 한일, 한중관계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국 간 부국장급회의와 고위관리회의(SOM), 외교장관회의가 연쇄적으로 열리며 개최 동력이 살아났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시작 이후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의장국을 돌아가며 맡고 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은 한국이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