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가 하루에 2300만 원씩 사치…北 주민 15년치 수입 해당"
국방부·국방연구원 추산…'선물정치'에 연간 2조 5000억 원 사용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 특권층의 정점에 있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일가 약 100여 명이 하루에만 개인당 2300만 원에 달하는 사치품을 소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00만원은 북한의 일반 주민이 15년 동안 일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
1일 국방부와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김정은 정권이 당, 내각, 군 등 북한 내 특권층 약 6만 5000명을 위한 '선물정치'에 사용하는 통치자금이 연간 2조 5000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2조 5000억 원에는 의식주 등 기본적인 비용부터 자동차, 사치품, 의료 서비스, 문화·편의시설 등을 사용하는 비용이 포함됐다. 최근 김 총비서 외에도 김덕훈 내각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비서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벤츠 고급 차량을 탄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이 벤츠 차량 역시 선물정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선물정치' 연구에 참여한 박용한 KIDA 선임연구원은 "북한에서 특권층이 몇 명인지에 대한 분석을 한 후 그들과 가족들이 일반 주민과 달리 특혜로 제공받는 물품들을 산출했다"라며 "전체 인구 0.3%에 해당하는 6만 5000명이 1인당 연간 평균 4000만 원을 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북한의 특권층을 권력 순위에 따라 분류해 각각이 제공받는 금전적 혜택을 추산했다. 특히 최상위 특권층인 김정은 일가 약 100명이 사용하는 금액은 북한 연간 사치품 비용 2조 5000억원의 30%에 해당하는 8300억 원이었다. 이는 북한의 연간 곡물 부족분인 11만톤의 96%를 구매할 수 있는 비용이다.
연구에 따르면 김정은 일가는 하루에만 1인당 2300만 원의 사치품 소비를 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43만원으로, 2300만 원을 모으려면 15년 이상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을 해야 한다.
김 총비서가 소유한 영국 프린세스 요트사의 요트 1대만 해도 거래가가 약 93억 원에 달한다. 이는 약 13만 4000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내 전체 결핵 환자의 40%인 5만 2000명의 진단·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김 총비서의 딸 주애 역시 공개활동에 나설 때마다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치장하고 있다. 주애의 옷과 신발, 가방, 액세서리, 휴대전화 등 '외출 차림' 한세트는 평균 2600만 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선물정치'는 기득권 세력에게 특혜를 베풀어서 이들의 충성과 결속을 이끌어내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국방부와 KIDA는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귀족들은 노예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부를 갖고 사회를 통치했던 것과 같이 북한은 사실상의 계급 체계라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