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도 위성공격무기 갖춰야…전쟁 신호탄 될 전략자산"

KIDA 보고서 "중국, 러시아 뿐만 아니라 북한도 위협적"
"핵심 전략자산 ASAT, 국방 우주력 건설 중추 역할 할 것"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가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스페이스센터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4.8/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사작전과 전쟁에서 인공위성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도 적국의 위성을 무력화 하기 위한 위성공격무기(ASAT)를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양지원·남지우 연구원은 22일 '국방 우주력의 핵심 전략자산, 위성공격무기'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래전은 우주 전쟁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룬다"라면서 이처럼 밝혔다.

이들 연구원은 "가까운 미래전에는 통신위성과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 위성, 감시정찰 위성을 파괴하는 것으로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전쟁 신호탄의 대명사였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향후 ASAT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언급했다.

ASAT는 크게 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 하드 킬(Hard-Kill) 방식과 비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 소프트 킬(Soft-Kill) 방식으로 나뉜다.

하드 킬은 물리적 충돌로 목표 위성을 손상·파괴하는 방식으로, 지상이나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요격 미사일이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위성 요격 실험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네 나라 뿐이다.

우주궤도에 머물다 명령을 받고 공격하는 킬러위성도 있다. 적 위성을 미행하다 자폭하는 자폭위성(우주기뢰)과 파괴하고자 하는 적 위성에 기생충처럼 근접해 비행하다 유사시에 공격하는 기생위성이 있다.

재밍(jamming)과 레이저 무기, 해킹 등을 활용한 소프트 킬 방식은 물리적 충돌 없이 위성의 정상적인 운항을 방해하거나 일부 기능을 일시적·영구적으로 교란·마비·파괴시키는 방법이다.

전장 네트워크 무력화를 위해 비대칭적인 위성공격 능력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은 적국 위성의 센서를 무력화·방해할 수 있는 지상 기반 레이저 무기, 전자파 재밍 시스템, 대위성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군사정찰위성 발사 모습.[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특히 중국은 고도 3만5000㎞가 넘는 지구 정지 궤도에서도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대위성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경우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하며 항공기나 인공위성 공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레이저 무기 '페레스벳'(Peresvet)을 2018년 12월 실전배치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선 관련 기술이 뒤쳐지지만 북한 또한 우리 인공위성 체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유도장치를 갖추지 않은 조악한 형태의 위성 공격용 미사일을 목표물 인근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생겨난 잔해들이 차후 발사될 우리 인공위성의 운행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북한과 같은 우주전력이 열세인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ASAT 만큼 유용한 무기도 드물 것"이라며 "선진국의 군사 우주력에 비하면 (우리 군은) 이제 막 우주 감시역량을 갖춰가는 걸음마 단계이고, 타국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군사위성 정찰활동을 방해할 무기체계까지 개발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봤다.

우리 공군이 2020년 3월 발표한 우주력 발전 계획 '스페이스 오디세이 2050'엔 위성 요격 미사일 관련 내용이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연구원들은 "지난해 9월 기준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위성은 8000기가 넘는다고 한다. 북한도 정찰위성을 통해 우리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갖고자 한다"라며 "주변국들 뿐만 아니라 우주 강국들은 우주에서의 작전 수행능력을 확대하면서 한반도를 손바닥 보듯 내려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잠재적 적국이 우주에서 우리의 자산을 마음껏 보고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이에 맞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우리나라가 중국, 러시아, 일본과 같은 우주 강국에 둘러싸인 점과 우리의 우주 자산이 증가하는 점, 그리고 우주 강국들의 우주 군사화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ASAT는 우리 자주국방에 필요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국방 우주력 건설은 우주 자산 개발과 이를 지키는 기술 개발이 병행돼야 하며, ASAT는 핵심 전략자산으로서 국방 우주력 건설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