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M-3, 이스라엘 향한 이란 탄도탄 요격…우리 군도 도입 추진

탄도미사일 요격용 유도탄 SM-3 첫 실전 사용, 실전 역량 주목

미 군함에서 SM-3 블록2A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미 미사일방어청 홈페이지)2020.11.18/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미국이 탄도미사일 요격용 유도탄 SM-3로 요격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SM-3가 실전에 사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M-3는 우리 해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도 해, 그 실전 역량이 주목된다.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워존의 지난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지중해 동쪽에 배치돼 있는 미국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알레이버크'와 '카니' 등 2척은 이스라엘로 향하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동원됐다.

이란은 영사관 공습의 배후로 지목한 이스라엘을 향해 최근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탄도·순항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는 300기가 넘으며, 이 중 99%는 이스라엘군과 중동 주둔 미국·영국군과 인접국 요르단군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함은 이 중 최소 3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으며, 알레이버크함은 최소 1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CNN은 전했다. 워존은 "(이 과정에서) SM-3가 발사된 강력한 징후들이 있다"라고 전했다.

미 레이시온이 만든 SM-3의 사거리는 700여㎞로, 고도 500여㎞에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사거리와 요격 고도는 현재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3배가 넘는 것이다.

최신형인 SM-3 블록2A의 사거리는 최대 2500㎞에 요격 고도는 1000㎞로 알려져 있다. 고고도 탄도미사일 요격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고장 나거나 수명을 다한 위성을 요격할 때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M-3 블록2A는 지난 2022년 8월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한미일 3국의 해상전력이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훈련 '퍼시픽 드래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사되기도 했다. 당시 알레이버크급 '피츠제럴드함'은 SM-3 블록 2A를 쏘아 올려 태평양 미사일 시험사격 시설에서 발사된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을 요격했다.

우리 해군은 SM-3 도입을 원하고 있다.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 고도가 낮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남한을 타격하려고 할 경우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체계가 현재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예산 문제와 각 군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아직 도입이 결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대신 지난 2022년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사거리 240~460㎞, 최대 요격고도 34㎞의 SM-6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1발당 가격은 SM-3가 250억 원, SM-6가 4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유사시 남한에 주로 쏠 SRBM은 SM-3로 요격 가능한 고도 아래로 비행할 것이기 때문에 SM-6가 보다 적합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M-6는 항공기와 함정, 순항미사일을 비롯해 비행 종말단계의 중·단거리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고안됐다. 사드를 비롯해 SM-6에도 종말단계 요격 체계를 촘촘히 하려는 전략이다.

앞으로 우리 군에도 SM-3가 도입된다면 북한 탄도미사일의 요격 범위가 넓어져 다층 방어의 범위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SM-3를 도입한다면 남한을 타격하려는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등을 해상에서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조대왕함급부터는 바로 SM-3를 탑재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