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간부 면접 이어 진급심사에도 AI 적용 추진…"공정한 모델 발굴"

국방대, 'AI 기반 진급모델' 연구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78기 해군사관생도 졸업·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이 임관사령장을 들고 있다. 2024.3.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장교·부사관 등 간부 선발 면접에 이어 진급자 결정 과정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대학교는 최근 '인공지능 기반 장교 및 부사관 진급 모델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국방대는 오는 5월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해 9월 말 연구 최종보고서를 받을 계획이다.

국방대는 "AI가 사회적으로 다방면에 활용됨에 따라 군의 인사체계에도 '머신 러닝'을 통해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며 "군사과학 분야 학술연구 기반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응용 가능한 정책대안 및 방법론을 발굴할 것"이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군이 인사관리의 핵심인 진급 체계에도 AI 도입을 고려하는 것은 AI가 '대세'가 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간부 선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AI는 진급 후보자에 대한 '감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후보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추측하거나 적합한 후보자 추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급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실질적으로 진급에 영향을 미치는 후보자의 자질이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군 관계자는 "진급 평가를 할 때 평가항목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군은 지속적으로 노력했으나 각 평가항목의 적절성과 분별력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는 실시되지 않았다"라며 "다면평가는 다양한 사람의 평가를 바탕으로 하므로 객관성 확보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에도 심사관의 참고사항으로만 활용했다는 데 대한 지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적합한 머신 러닝 기반 장교·부사관 진급 모델을 개발한 후, 교정 및 타당성 검증을 통해 개발된 모델의 유효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개발된 모델을 활용해 각 평가항목의 민감도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최적의 가중치 또는 문턱치 부여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다면평가를 진급 심사 평가항목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 현재 평가 방법에 대한 개선 방향도 제시할 것"이라며 "연구 결과는 국방부와 각 군 본부 인사관리 부서에서 먼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지난 2019년 육군 부사관 장기복무 선발을 시작으로 2022년부터 대부분의 간부 선발 과정에 AI 면접체계를 도입한 상태다. AI 면접은 올해부터 학군사관후보생(ROTC) 면접에도 도입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곽지희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전문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국방논단 '초급간부 선발 시, AI 면접의 발전 방향'에 따르면 군사학과·부사관과 6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AI 면접의 공정성에 대해 44%는 '보통', 45%는 '공정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대면면접의 공정성에 대한 질문에는 '보통'에 75%, '공정한 편'에 19%로 응답해, 대면면접에 비해 AI 면접을 더 공정한 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면접 도입이 군 이미지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영향'에 응답한 비율이 35%에 달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AI 면접을 시행한 결과 비교적 명확한 답이 있고 수치화하거나 객관화해서 설명 가능한 것들은 예측력이 높았는데 진급 심사에 활용할 때도 비슷한 면이 있을 것"이라며 "유의미한 정보를 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평가 항목의 가중치를 얼마나 적절하게 부여하느냐가 AI 진급 모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