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방어 위해 사드 추가 배치, 한미 MD 협력 강화해야"

양욱 아산硏 연구위원 "사드 추가로 요격 사각지대 줄여야"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발사대가 기지 상공을 향해 세워져 있다. 2023.6.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경북 성주에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서울 등 수도권을 향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기 때문에 수도권에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고 한미 양국의 미사일방어(MD)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사드 배치 현황과 한반도 미사일 방어에의 함의'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성주의 사드 운용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도권 지역이 그 방위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양 위원에 따르면 사드는 하강하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최고 150㎞~최저 40㎞의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다. 사드는 현재 종말 중층 방어가 가능한 유일한 요격 자산으로서, 한반도 남부 전략요충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약 200㎞인 요격 반경을 고려하면 성주 사드의 방위 범위는 평택까지다. 수도권은 이 범위에서 벗어난다. 실제 요격고도와 최대사거리를 감안하면 요격 반경이 200㎞보다 짧아져 평택과 군산에 있는 미군 기지도 위태롭다는 게 양 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이스칸데르 계열의 KN-23 등 회피기동이 가능한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요격하기 위해선 군 당국이 수도권 방어에 적합하다고 보는 패트리엇(PAC)-3보다 훨씬 더 교전거리가 긴 사드가 필요하다는 게 양 위원의 지적이다.

양 위원은 "현재 배치된 사드는 미군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라면서 "(사드가) 전시에 미군의 작전기지 이외에 수도권까지 지켜줄 것인지 의문시됨에 따라 사드와 유사한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서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사드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다. 2022.8.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그는 "수도권 방어를 위해 사드를 도입할 경우엔 현재 한반도의 동남권을 방어하는 성주의 사드 포대에 더해 최소 2개 이상의 포대를 추가해야 한다"라고 봤다.

군 당국은 수도권 방어를 위해 장거리지대공유도미사일(L-SAM) Ⅰ(이하 요격고도 40~70㎞), L-SAM Ⅱ(40~100㎞) 개발을 통해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군 당국은 L-SAM Ⅰ을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 내년부턴 양산 및 실전배치를 하고, L-SAM Ⅱ는 2029년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리 군은 저층방어를 위해선 중거리지대공유도미사일인 천궁 Ⅱ 개량형(15㎞ 이하)과 패트리엇 PAC-Ⅲ 개량형(40㎞ 이하)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10㎞ 이하 초저고도에서 요격이 가능한 '한국판 아이언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도 배치할 예정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100~150㎞ 구간의 방어력 향상을 위해선 사드의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양 위원의 지적이다.

양 위원은 "특히 천궁 Ⅱ와 L-SAM Ⅰ·L-SAM Ⅱ 등 국산 요격체계는 2030년대에 이르러야 방어체계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재 주한미군의 PAC-Ⅲ와 사드 포대는 한반도 미사일 방어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전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미국의 탐지 및 추적체계와 정보공유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라며 "요격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사드의 추가 배치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탐지-결심-요격체계의 한미 공동개발 추진 등으로 한미 간 MD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한미의 하나된 강력한 미사일 방어체계는 북한의 전술핵 선제타격을 방지하고 전쟁을 억제하는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전략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