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故강윤식 일등중사…74년 만에 고향 제주서 영면

제주호국원서 안장식…유가족 "명예롭게 모실 수 있어 다행"

고(故) 강윤식 일등중사. (국유단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고(故) 강윤식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가 74년 만에 고향 제주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4일 오전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국유단) 주관으로 유가족, 군 주요 인사,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 보훈청장과 보훈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윤식 일등중사의 안장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안장식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강 일등중사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최고의 예를 갖춰 마련됐으며 국가·고인에 대한 경례, 경과보고, 추모사, 종교의식, 헌화·분향, 영현 봉송, 하관 및 허토, 조총 및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강 일등중사는 1922년 9월 서귀포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고인은 고구마와 보리 농사를 짓던 부모 밑에서 자랐으나, 가세가 기울자 후대가 없는 친척의 양자로 들어갔다고 한다.

강 일등중사는 1942년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살던 중 1950년 6·25전쟁이 발발에 따라 그해 9월 제주에 있던 육군 제5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5사단에 배치된 고인은 대구로 이동, 같은 해 10월 '영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전했다. 그는 '회성-포동리 전투'와 '태기산 전투'를 거쳐 '인제지구 전투'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1951년 4월 27일 27세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12년 국유단과 육군 12보병사단 장병들이 강원도 인제군 박달고지 능선에서 수습했다. 이후 2021년 고인의 증손자 강성문 씨가 군에 입대해 유해발굴 사업을 알게됐고, 유가족이 DNA 시료 채취에 동참한 결과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안장식에 참석한 고인의 손자 강철진 씨는 "아버지가 해군 부사관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평생을 할아버지의 유해를 기다리며 보냈다"라며 "비록 아버지는 눈을 감았지만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고향 제주에 명예롭게 모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선배 호국영웅께서 이루어낸 승리의 발자취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든든한 토대가 됐다"라며 "우리 군은 이 땅 어디에선가 기다리고 계실 또 다른 호국영웅들을 끝까지 찾아서 단 한 분도 홀로 남겨두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