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105분 통화했지만…北문제 논의는 원론적

11월 美 대선 결과까지는 '미중 현상 유지'에 초점 맞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중 정상이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했지만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점만 재확인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현지시간) 1시간 45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가졌다. 이번 통화는 지난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면회담을 가진 뒤 4개월여 만이다. 전화 통화 자체로는 2022년 7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시 주석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의지"를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번 통화는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2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인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지속해서 도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특히 북러 불법 무기 거래를 비롯해 최근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이 무산되면서 '안보리 무력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관영매체의 관련 보도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와 관영매체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라며 북한 문제가 다뤄졌다는 사실만 간략하게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자료에선 '한반도'나 '북한'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었다. 당시에 비해 이번엔 일부 '진전'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제기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평양시 교외의 군부대 훈련장에서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양국이 올 한해 안정적 양국 관계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건 분명하다"라며 "이에 중국도 북한이 제7차 핵실험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심을 두고 있는 건 맞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만 문제, 양국 충돌 방지 등 미중 사이의 핵심 현안에 비해 한반도 문제는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건 여전한 사실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가 중미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행동으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또 경제·무역 분야에서의 대중 제재에 대해선 "디리스킹(위험제거)이 아닌 위험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데 힘을 실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미중 양국은 일단 '현상 유지'에 외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관계를 진전시키지도, 악화시키지도 않는다는 것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교수도 "내년 상반기 바이든 2기 또는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서면 그때쯤 중국의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라며 "현재는 대화가 어렵다는 걸 중국도 알고 있고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올 한해 최대한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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