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얼빠진 놈" 비난했던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 내년 용산에

내년 말까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부지 내에 세우기로

1953년 7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에서 복무하다 작전·훈련 중 순직한 장병 101명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의 설계 도안. 2023.10.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1953년 7월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다 작전·훈련 중 순직한 장병 101명을 기리기 위한 추모시설이 내년 말까지 서울 용산에 건립된다.

3일 한미동맹재단에 따르면 재단과 전쟁기념사업회는 지난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오는 2025년 말까지 추모비를 건립한다는 추진 일정을 확정했다.

추모비는 사업회가 운영하는 전쟁기념관 부지에 세워질 예정이다. 이곳은 과거 한미연합사령부가 있던 부지와 연결돼 있으며, 향후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시민들의 왕래가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모비 건립은 지난해 6·25전쟁 정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재단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순직한 주한미군을 기리는 추모시설이 지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 장병 101명 중엔 48년 전인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남쪽 유엔군 제3초소 앞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도끼만행사건 때 숨진 미군 장교 2명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추모시설을 건립한다는 소식에 주한미군사령관 출신인 존 틸렐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재단 이사장은 앞서 "추모비 건립이 역사에 기록될 상징물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재단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설계 도안에 따르면 추모비는 높이 솟은 2개의 회색·검정색 구조물과 휴식 공간 등으로 꾸며져있다. 구조물엔 명판들이 새겨져 있어 순직 장병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계획한 이후 진행된 연구에서 순직 장병들이 추가로 확인돼 그 숫자가 당초 90여명에서 101명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TF는 다음달까지 보다 구체적인 건립 부지와 규모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건립 비용은 국민성금과 사업회의 예산 등으로 충당될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관계자는 "추모비 건립과 함께 전사한 101명에 대한 공훈록을 장석하고, 한미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공감대를 확신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추모비 건립 계획을 두고 지난해 1월 대외선전매체 류경에 게재한 글을 통해 "미국놈들의 더러운 이름을 새겨 넣겠다니 이런 얼빠진 놈들이 또 어디 있겠는가"라며 막말 비난한 바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