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F-35A 스텔스기, 핵무기 탑재토록 개조되면 北억제 효과"

이상규 KIDA 연구위원 "한반도서 DCA 핵작전 상정 훈련을"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공군 제공) 2024.3.13/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된다면 북한에 대한 핵억제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2일 '한반도 내 미국의 핵작전 시나리오와 CNI를 위한 그리스식 DCA 운용방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CNI는 한미의 핵 및 재래식 통합을 뜻하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15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 공동보도문에 담긴 개념이다.

이와 관련 이 위원은 "북한에 의한 핵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핵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경우 한국은 재래식 지원 임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CNI의 공동기획 및 실행과 한국의 재래식 지원의 확대를 위해 한국이 직접 DCA 도입해 운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라고 부연했다.

현재 미국의 핵무기 투발수단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전략핵 3축과 B61계열의 핵중력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DCA가 있다. DCA는 핵무기 투발을 위한 이중용도 항공기를 가리킨다.

미국은 DCA에 탑재할 수 있는 B61 중력폭탄을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유럽 5개국 내 6개 기지에 100여발 배치하고 있으며, 130여발은 미국 본토에 보관하고 있다.

이들 국가를 비롯해 그리스가 B61 중력폭탄을 투발할 수 있는 능력의 '코르세이' 전투기 등 DCA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냉전 시기부터 2001년까지 미국의 B61 중력폭탄이 배치돼 있었으나 2001년에 양국의 합의하에 철수시켰다.

그러나 그리스는 현재도 DCA를 운용하고 있으며, 비상시 전략적 예비로서 핵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연례 핵 연습·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공군 제공) 2024.3.13/뉴스1

이 위원은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지는 않지만, 한국이 그리스 사례처럼 DCA를 배치하고 핵임무를 수행한다면 전략자산의 가시성을 높여 억제와 보장 효과를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DCA를 활용한 B61의 투하는 저위력 핵탑재 SLBM이나 B-2A 전략폭격기에 의한 핵운용보다 생존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단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봤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DCA의 도입 및 운용은 가시성 있게 미국의 동맹보장 의지를 한국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김정은의 전략계산에는 B61에 의한 보복 가능성을 상수로 고려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라며 "이는 북한의 선제적 핵사용에 대한 오판 가능성을 줄이고, 벼랑끝 전술이나 핵강압을 거부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2023년 10월에 미 공군은 F-35A에 B61-12 탑재와 DCA 임무의 인증절차를 완료했다"라면서 "만약 한국이 추가로 도입할 F-35A에 DCA 임무 인증을 받는다면, 북한에 대한 핵억제 측면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CA 임무 인증은 F-35A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이 위원은 전했다.

F-15·16 등 전투기를 DCA로 운용해온 유럽 국가들도 DCA의 노후화로 인해 F-35A를 새롭게 DCA로 인증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35A가 DCA 임무를 병행하게 되면 유사시 미 본토에서 수송되는 B61 중력폭탄 등 핵무기를 탑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와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령 괌엔 B61 등 핵무기가 배치돼 있지 않다. 괌에 핵무기 저장소가 있지만 비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특히 북한의 조기경보체계는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에 DCA 임무를 띤 F-35A의 운용만으로도 북한에게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또한 한미가 한반도에서 DCA의 핵작전을 상정한 공동 핵기획 및 실행, 훈련 등을 추진한다면 나토와 같은 수준의 확장억제 협력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