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이종섭 일시 귀국, 연초 공관장회의 계획하며 방침 정해져"

"이 대사 고발돼있단 사실 알았으나, 출국금지 모르는 상태서 임명"

조태열 외교부 장관. 2024.3.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수사 회피·도피성 출국'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참석할 예정인 '방산협력 공관장회의'가 급조된 게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21일 오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 대사가) 이번에 일시 귀국한 건 연초부터 (방산협력) 공관장회의를 계획하면서 6~7개 주요공관장은 (미리) 따로 모여서 심도있게 협의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 그(방침)에 따라 날짜가 정해져 (이 대사가 이날) 귀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이 대사는 부임을 위해 출국한 지 11일 만인 이날 오전 일시 귀국했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방산협력 공관장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한다.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 현지 정세와 방산 시장 현황, 수출 수주 여건, 정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가 이 대사의 '조기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대사는 내달 10일 총선 이후 22일부터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교부와 국방부 모두 방산협력 공관장회의가 급조된 게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 대사의 임명 배경에 대해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의 핵심 파트너이고, 요즘 방산·국방협력이 강화되는 중요한 나라"라며 "(국방부 장관 시절) 방산·국방협력을 총괄한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조 장관은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 (이 대사가 공수처에) 고발돼있단 사실을 알았으나, 공수처 수사는 비밀사항이라 (이 대사의) 출국금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임명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사는 지난해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조사를 담당했던 해병대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고발돼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장관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어떤 결과에도 한미동맹은 이상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라며 "그 믿음 속에서 선거 과정에 이르기까지 면밀히 파악하고 선거 이후 영향까지 면밀히 준비하며 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관해 "'주한미군 주둔의 안정적 여건을 조성한다,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선에서 합리적 수준에서 협의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한중관계에 대해 "미중 전략 경쟁이란 지정학적 큰 배경이 있고, 공급망 교란이란 외부요인이 있고,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협조적이지 않았다는 현실적·도전적 과제들을 잘 해쳐가면서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기본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갈등요인이 좀 적은 경제, 인문 분야에서부터 실질적인 협력으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라며 "갈등 요인을 최소화 할 방안을 대화를 통해 강구해 나가는 게 중요하겠다"라고 부연했다.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구금돼 있는 한국인 선교사에 대해선 "앞으로 더 효과적으로 영사조력할지에 초점을 맞춰 노력할 것"이라면서 "양국 정부간 협의는 진행 추이를 보며, 가족의 우려나 체포된 분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