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前수사단장 '항명 혐의' 오늘 3차 공판…'이첩 보류' 쟁점
김계환 사령관과 회의했던 해병대 비서실장·공보실장 증인 출석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피해자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채모 상병 사고 초동조사를 맡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군사법원의 세 번째 재판이 21일 열린다.
군 당국과 박 대령 측에 따르면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박 대령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국방부검찰단은 지난해 10월 '기록 이첩 보류 중단 명령에 대한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 대령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3차 공판엔 해병대의 김화동 비서실장과 이윤세 공보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달 2차 공판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종범 당시 해병대 부사령관과 국방부의 박진희 당시 장관 군사보좌관, 허태근 국방정책실장, 유재은 법무관리관 등도 증인으로 신청돼 있다.
박 대령 측은 채 상병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의 경찰 이첩 보류를 김 사령관으로부터 명시적으로 지시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실장과 이 실장은 김 사령관의 이첩 보류와 관련한 각종 회의·논의에 참석했던 만큼, 이번 재판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령 측은 지난 1·2차 공판에서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등을 전면 부인하며 군검사와 설전을 벌였다. 그는 지난 4일엔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 작성에 관여한 군검사를 △허위 공문서 작성 △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 △감금 미수 등 혐의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고소하기도 했다.
생전에 해병대 제1사단 소속으로 복무했던 채 상병(당시 일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착용 없이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후 해병대 수사단에선 '사단장(임성근 소장) 등 관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관할 경찰에 이관할 예정'이란 내용의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했고, 당시 수사단장이던 박 대령은 7월 30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이를 대면 보고했다.
그러나 박 대령은 8월2일 관련 서류를 관할 경찰인 경북경찰청에 인계했다가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돼 군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이 장관이 대면 보고 다음날인 7월 31일 김 사령관을 통해 채 상병 사고 조사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음에도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은 해병대 수사단이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경찰에 인계한 8월 2일 당일 곧바로 이를 회수했고,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 보고서를 재검토한 뒤 해병대 수사단이 혐의자로 특정했던 8명 중 사단장 등 4명의 혐의는 적시하지 않고, 다른 하급 간부 2명은 명단에서 제외한 채 8월 24일 경찰에 이첩·송부했다.
채 상병 사망사고 당시 군 관계자들의 책임 여부 등에 대한 수사는 현재 민간 경찰이 진행하고 있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