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 핵 협상 의지 없어…핵보유국 인정 위해 러와 관계 이용"

美 국가정보국, 연례위협평가 보고서 공개…"北 미사일 전력 구축에 계속 우선순위"
"北 3차 위성,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北 사이버 전력 성숙해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핵 폐기 협상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게 거의 확실하며, 러시아와 군사적 밀착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길 희망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김 총비서는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는 핵 및 재래식 군사능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그것은 역내 안보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DNI는 북한이 중국 및 러시아와 함께 경제적 이익 증대, 외교적 지원, 국방 협력 등을 목표로 더욱 굳건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정권 안보와 국가적 자존심의 보증인(guarantor)으로 인식하는 자신의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DNI는 특히 김 총비서가 "아마도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러시아와 급증하는 국방 관계를 이용할 수 있길 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NI는 또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에 대응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및 핵 보복 위협 수사를 통해 북한의 군사적 위험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해 왔다"면서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미사일 발사와 군사 시위를 정례적으로 반복하면서 한미 양국의 행동을 바꾸도록 강요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강경 정책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DNI는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같은 체제 우선순위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사이버 절도, 유엔 금지 물품 수출입 등을 포함한 불법 행동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NI는 북한의 WMD와 관련, "김정은은 국가안보 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는 핵무기고를 확장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은 2022년 중반 이후부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를 해 왔다"고 지적했다.

DNI는 이어 "북한은 생화학전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분쟁 중이나 비재래식 및 은밀한 공격에 그러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NI는 "북한의 군사력은 미국과 동맹에 심각한 위협이 제기할 것"이라며 "북한의 '틈새 역량'에 대한 투자는 외부개입을 억제하고, 북한의 재래식 전력의 지속되는 결함을 상쇄하며, 강요를 통해 정치적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선택권을 김정은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DNI는 "김정은은 역내 미사일 방어에 도전하고,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옵션을 다양화하며, 2차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역량 개발에 강력히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DNI는 다만 "북한은 재래식 역량 개발에 노력하고 있지만, 우선순위와 구조적인 자원 제약을 고려할 때 미사일 전력 개발과 비교해 시험과 배치가 속도가 더디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DNI는 북한이 미국의 'MQ-9 리퍼'와 '글로벌 호크'와 유사하게 보이는 무인기(UAV·드론) 시스템을 선보였지만, 기술적인 능력은 아마도 미국의 시스템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DNI는 "김정은은 순항미사일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비행체에 이르기까지 더욱 강력한 미사일 전력을 구축하는 데 계속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DNI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해 "미국 및 역내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해 고안됐으며, 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UN 제재를 위반해 다양한 이중용도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DNI는 특히 북한의 위성 발사와 관련해 "2023년 북한은 우주발사체(SLV) 3기를 발사했다"면서 "2기는 실패했고, 세 번째는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다"고 평가했다.

DNI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 "북한의 사이버 전력은 성숙해졌고, 미국 및 남한에 설정된 확장된 대상들을 포함해 광범위한 목표들에 대해 다양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특히 암호화폐 절도 같은 사이버 활동을 이어갈 것이고, 훔친 암호화폐를 세탁하고 현금화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할 것이며, 추가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서 근무하는 정보기술(IT) 노동자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NI는 아울러 "북한이 팬데믹과 극단적인 고립의 영향을 극복해 왔지만, 장기적으로 김정은은 절대적인 국가 통제의 열망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DNI는 "김정은 정권은 최근 잔혹한 단속과 심각한 농업 관리 실패로 주민과 경제보다 권력의 집중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민들의 생활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