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뮌헨안보회의 불참…왕이 中외교부장은 참석
日 불참 및 美 참석 불투명에…조태열 첫 다자회의 최종 불참 결정
한중 외교장관회담, 다자무대 계기 아닌 방중 통해 이뤄질 듯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포럼인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장관은 오는 16~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MSC에 최종 불참 결정을 내렸다.
MSC는 1960년대 초 창설된 유럽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회의로서 범세계 및 지역의 안보문제를 다룬다. 이를 계기로 열리는 주요국 간 양자회담도 MSC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해의 경우,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후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하는 우리 정부의 강제동원 문제 해법이 발표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의 경우 MSC 기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는데 이에 한미일 외교수장들은 현지에서 긴급 회동을 가지고 규탄 메시지를 발신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선 이번 MSC가 지난달 취임한 조 장관의 첫 다자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한미, 한일, 한미일 회동 가능성에 대해 주목해 왔다. 하지만 미국·일본 외무상 모두 불참이 확실시되고 있어 조 장관의 참석 필요성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이번 MSC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도 참석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낮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MSC에 참석할 예정이다. 왕 부장은 지난해에도 MSC에 참석해 미일 양국과 각각 별도 회동한 바 있다.
일각에선 지난 6일 조 장관과 왕 부장이 첫 전화통화에서 한중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이번 MSC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왕 부장은 조 장관에게 방중 초청 의사를 보냈고, 이에 조 장관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중하는 방안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해 가자"라고 화답한 만큼, 다자회의가 아닌 향후 조 장관의 단독 방중으로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 장관의 방중 일정은 외교 관례에 따라 미국 방문이 먼저 이뤄진 뒤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봤을 때는 일본보다도 순서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조 장관이 중국에서 만날 대화 상대는 왕 부장이 아닌 후임으로 거론되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외교부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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