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전면전 태세 아니다' 공감대 속 국지도발 가능성 대비(종합)

조현동 주미대사 특파원 간담회…"北 도발·위협에 동요·굴복 안할 것"
北SLCM발사 회의적 평가…"새 외교·안보라인 머지 않아 양자 방문·회담 추진"

조현동 주미대사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01.30.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의 전례없는 도발 및 위협에 대해 "오히려 이는 한미간 대응 태세,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귀결될 뿐이라는 사실을 더 잘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새해 들어 첫 특파원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각종 도발과 위협적 수사를 언급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우리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절대로 동요하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의 공격적인 언행과 도발 위협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 한미일간 공조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억제·단념·대화 외교의 총제적 접근을 통해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로 복귀할 수 있는 전략적 환경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핵 협의그룹(NCG) 등 한미간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계속 중이며, 올 여름까지 핵전략 기획과 운영에 관한 종합적 가이드라인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미는 북한이 최근 대남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전면적인 전쟁 준비나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듯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및 탄도미사일 등 상당량의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는 정황을 감안했을 땐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게 한미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과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당시로선 예상하기 힘든 국지적·기습적 도발을 감행했던 것을 고려해 이와 같은 도발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단단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로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한미간 업그레이드 된 정보 교류 시스템을 통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주시하고 있다는 게 한국 정부측 설명이다.

최근 북한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한미는 북한이 실제 활동 중인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기술적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와 이번에도 실제로 발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상당히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또 최근 북러간 군사협력 확대와 관련해선 "북한이 국제정세의 변화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한미 양국은 국제사회의 다수 우방국들과 함께 긴밀히 소통·협의하면서 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면서 "탈북민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한미간 더욱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조현동 주미대사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은 조 대사가 특파원들의 질문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모습. 2024.01.30. ⓒ News1 김현 특파원

조 대사는 아울러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비롯해 올해에만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한 뒤 "올해는 가히 글로벌 선거의 해"라며 "각국의 국내 정치적 변화가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며 올해 치러지는 주요 선거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감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높은 파고를 잘 헤쳐나가는 것이 올해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특히 "작년 동맹 70주년을 맞이해 한미 양국이 함께 거둔 역사적 성과를 토대로 한미동맹을 더욱 실천적으로 강화시켜 나가도록 하겠다"며 "최근의 불확실한 국제정세가 미로처럼 복잡하게 그려진 지도라면 한미동맹은 양국이 함께 미래지향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올해에도 한미 고위급 교류가 면면히 이어지도록 추진할 것"이라면서 조태열 외교부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한국 외교안보라인이 최근 새롭게 진용을 갖춘 것을 거론, "머지 않아 양자방문 또는 다자회의 계기에 양자회담 등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이은 2차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구상 하에 미국 대선과 다자정상회의 일정 등을 고려해가면서 성사가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경제안보 분야와 관련해 "한미간 협력이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한국시간으로 31일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방한해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가질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미간 무역, 투자관계, 공급망, 에너지 안보를 포함해 지난해 정상간 합의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 혜택이나 반도체지원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과 관련해 미 행정부 검토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각급 채널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올 한 해는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현안이 미국에서 불거져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대사관 차원에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적시에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대사는 "한미 양국간 긴밀한 공조 하에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우리의 글로벌 외교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한해 우리의 인태 전략을 기반으로 아세안 개도국 등 역내 주요 국가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한편, 국제적으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최근에는 홍해 후티 반군 규탄 국제 공동성명에도 참여한 바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올해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2차 AI(인공지능) 안전성 정상회의 서울 개최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에도 주도적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러한 노력은 우리 안보에 직결될 수 있는 다양한 글로벌 도전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의미와 함께 'G7 플러스' 걸맞는 우리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미대사관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정책적 변화 대비와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교류·소통 노력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