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명찰 자부심 갖게"…제2연평해전 승전 보훈차관, 연평부대 위문
이희완 차관 "전역하자마자 도움 주는 정책 만들 생각"
연평 평화공원 헌화·참배하고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빨간 명찰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보훈문화를 확신시키겠다. 차관으로서 약속 드린다."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해군 대령 출신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이 18일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군인 등 제복근무자가 존중받는 선진 보훈문화를 확산시키는 게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제2연평해전 당시 해군 중위였던 이 차관은 다리에 총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직속상관이자 참수리 357호정 정장인 윤영하 소령이 전사하자 함정을 지휘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했다. 이 차관은 이 공로로 그해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북한은 이달 5~7일 사흘 연속 서해 접경지역에서 포사격을 실시하는 등 우리 서북도서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연평부대 등은 5일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400여발의 대응사격에 나선 바 있다.
이인영 연평부대장(대령)은 이 차관에게 부대 현황 등을 브리핑하면서 "북측에서 연평도와 등거리에 있는 해상지점에 여러발을 사격한 걸로 보아, '포신만 돌리면 언제든지 연평도를 타격할 수 있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평부대장은 이어 "적 도발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즉각, 강력히, 끝까지, 무자비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에 "국가대표 해병 연평부대 장병이 있기에 온 국민이 안전한 평화 속에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강하게 드는 순간"이라면서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이어진 장병들과의 대화에서 "군인의 존재 이유는 전투"임을 강조하고, 이에 따르는 심리적·물리적 장애물은 전우애로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차관은 특히 장병들이 군 생활을 통해 보람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제복군인을 존중하는 선진 보훈문화를 확산하는데 힘을 쏟을 것을 약속했다.
이 차관은 정부가 "일상 속에서 제복근무하시는 분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위해 많은 노력하고 있다"라며 "(현재는) 중장기 전역자들 위주로 정책이 추진 중이지만, 앞으로는 전역하자마자 도움을 주는 정책을 만들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해병대 장병이 "차관님 말씀으로 사기충전이 된 것 같다. 해병대를 더 사랑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감을 밝히자, 이 부대장은 즉석에서 이 장병에게 포상휴가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 차관은 또 전방 감시부대에서 경계작전 중인 군의 대비태세를 확인하고, 평화공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의 벽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위령탑을 찾아 헌화·참배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이어 연평도에 있는 전방 감시부대를 찾아 한 작전장교로부터 "18㎞ 서쪽 지점이 제2연평해전이 발생한 곳"이라는 설명을 듣자, "배에서 해도로만 보니까 어디서 싸웠는지 몰랐는데, 육상에서 보니 이제야 알겠다"며 놀라기도 했다.
한편, 이 차관은 이날 연평 평화공원에 있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의 벽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위령탑을 찾아 헌화·참배했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박동혁 병장의 동판화 앞에 선 이 차관은 나지막하게 "(그곳에서는) 건강해라"라고 읊조렸다.
이와함께 이 차관은 연평도에 거주 중인 한국전쟁(6·25전쟁) 참전유공자 박연선(90) 옹을 만나 위문품을 전달하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기도 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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