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협력' 올해 외교정책 성과… 한중관계는 여전히 '과제'

외교부 "'캠프 데이비드' 회의 계기 3국 협력 제도화" 평가
내년 한일중 회의 개최 및 시진핑 방한 '큰 그림' 실현될까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대통령실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외교부가 올 한 해 외교정책의 주요 성과로 '한미일 협력 공고화'를 꼽았다. 외교부는 25일 배포한 '2023년 한미일 협력의 새 시대를 연 원년'이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한미일 3국 협력'과 별개로 대(對)중국 외교는 여전히 우리 정부에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번 자료를 통해 지난 8월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 당시 제시된 '캠프 데이비드 원칙' 등을 바탕으로 "3국 협력이 제도화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한미일 정상회의는 다자(多者) 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그동안엔 3국 정상회의에서 다룰 수 있는 의제 또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올 8월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3국 정상회의'란 단일 목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각국의 주요 현안과 상호 관심사 등을 좀 더 폭넓게 논의할 수 있었단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당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도 잇달아 열렸다.

한미일 3국 정부는 정상회의 논의사항 등을 토대로 한 후속조치에도 나서 최근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경보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체계를 정식 가동하며 안보협력 및 대북공조를 한층 더 강화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내년엔 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공조하기 위한 '한미일 인·태 대화'도 가동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우리 정부는 작년 말 '한국판 인·태 전략' 최종본 공개 이후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유사입장국'들과의 협력을 도모해왔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인·태 전략에 관한 한미일 등의 연계·협력이 강화될수록 중국과의 '충돌' 소지가 커진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인·태 전략에서 "특정국을 겨냥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며 '포용성'을 강조하고 있긴 하나, 미 정부는 기본적으로 중국을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현상변경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서 향후 한중관계의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

한중 양국은 △올 초 중국 내 신종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 등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다 올 하반기 들어 한중 간에도 고위급 소통이 '재개'된 데다, 우리 정부의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협의가 이어지면서 '숨통'이 트인 듯하지만, 내년에도 미중 간 전략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수 또한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관계도 한미동맹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조화로운 한중관계 유지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까지 이어간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향후 한중관계 관리에 좀 더 '적극성'을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