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19합의' 파기 2단계 조치는 접경지 포격훈련·무인기 비행"

김열수 군사문제硏 실장 "우리도 대북 확성기 방송 등 검토해야"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군 감시초소(GP) 재건. (국방부 제공) 2023.11.27/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군이 머지않아 남북한 간의 비무장지대(DMZ) 일대와 동·서해 접경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기동훈련에 나서는 등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 파기 선언에 따른 '2단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단 전문가 분석이 제시됐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안보전략실장은 18일 오후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서울 용산구 소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안보포럼·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합동 정책포럼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지난달 21일 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9·19합의' 중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북한은 같은 달 23일 국방성 명의 성명을 통해 '9·19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뒤 접경지 일대 군사적 조치를 201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있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9·19합의에 따라 2018년 말 시범 철수한 DMZ 내 감시초소(GP) 복원에 나선 데 이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경비 병력은 재무장토록 했다. 9·19합의엔 'JSA 비무장화'에 관한 조항이 담겨 있다.

또 서해 접경지 일대 북한군 해안포 진지의 포문 개방 건수도 지난달 말 이후 대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해안포문 개방 또한 9·19합의 위반에 해당한다.

<자료사진>2022.7.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 실장은 북한의 이 같은 조치들을 9·19합의 파기 선언 이후 '1단계' 조치들로 평가했다.

김 실장은 북한의 '2단계' 조치로 △DMZ 일대 포사격 훈련과 빈번한 야외기동 훈련 △동·서해상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 △MDL 일대 상공 무인기 비행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북한이 △북한 함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NLL 이남을 향한 북한 방사포 사격 훈련 △제2의 '연평도 포격전' △북한군의 서해 5도 점령 훈련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투 △북한 잠수함의 우리 측 해역 침투 △공격적인 댓글 달기 등 북한발(發) 사이버전 △DMZ 매복 및 목함 지뢰 매설 등도 북한의 도발 선택지로 거론했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9·19합의엔 △군비통제의 기본 원칙 역행 △북한의 '체리 피킹'(Cherry Picking·좋은 대상만 골라가는 행위) △북한 비핵화와 연계하지 않은 재래식 군비통제 △합의 이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검증장치 부재 △상호 동수 보유 및 균형 감축 원칙 무시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측은 북한의 9·19합의 파기 및 도발 행위에 "1대 1의 조응개념보다 신중하고 무겁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끊임없는 의사전달로 (대북) 억제를 달성해야 한다"며 향후 북한의 9·19합의 위반 및 도발 양상에 따라 △2018년 '판문점 선언' 파기 △MDL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및 시각 매개물 게시 △대북전단 살포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북한이 도발해올 경우 강력히 응징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등 보다 근본적인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