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北 '美와 외교 관심 없다' 판단 우려…한일과 에너지 더 협력"(종합)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 상원 인준 청문회…"北, 美 접촉 노력 모두 거부"
"억제에 더 집중해야…혁신적 원자력 프로젝트 위해 한일과 협력해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상원 영상 캡처.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는 7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와 관련, "현재 (국제) 환경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인 캠벨 후보자는 이날 상원에서 진행된 인준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것은 우리가 (대북) 억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캠벨 후보자의 이같은 언급은 브라이언 샤츠 민주당 상원의원(하와이)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샤츠 의원은 캠벨 후보자에게 "북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느냐. 저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는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마법같은 생각에 관여해 왔다"고 질문했다.

캠벨 후보자는 "북한 문제는 수십년 동안 미국 외교관들을 당혹스럽게 해 왔다"며 "그러나 저는 우리가 매우 우려스러운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그러한 시기에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 온 조치는 주로 북한에 대한 역내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한 조치는 "한국 및 일본, 다른 나라들과 함께 취해졌다"면서 "저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캠벨 후보자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북한과 가졌던 건설적인 외교적 관여는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 실패했던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라며 "그 이후로 북한은 우리가 접촉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든 노력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국)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접근법을 시도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당시 백신 제공 의사 표명 △인도주의를 토대로 한 관여 등을 예로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심지어 서한을 보내거나 북한에 대한 접근을 다루는 데 있어서도 응대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저는 이것이 동맹 및 파트너들과 더 깊은 협의가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벨 후보자는 특히 "저는 북한이 군사장비를 제공하는 등 러시아와 관련해 매우 위험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저는 북한이 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 반(反)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미사일과 핵 능력을 계속 완성하고 있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샤츠 의원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인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지난 7월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2023.7.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그는 지난 몇 년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확고하고 혁신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수십 년간의 어려움과 도전 끝에 한국과 일본간 더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부장관으로 지명된 이유 중 하나가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우리 모두에게 더 직접적으로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부여하기도 했다.

캠벨 후보자는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와 맞물려 중국이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한중일 3국간 협력은 2000년대에 매우 활발했지만 중국이 한국이나 일본에 억압적 행보를 보이면서 3국간 협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의 3국간 협력을 심화하고, 인도 및 베트남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을 주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의 안보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 한국과 일본이 근본적인 적대감을 뒤로 하고 에너지, 기술, 안보, 인적 관계, 교육 등 미래에 집중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는 중국이 인지하고 있는 것이고, 우리의 목표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 등과 관련해) 보여준 모험과 용기를 더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가능한 모든 수준에서 그들이 해온 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우리는 그것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중국이 지금 우리가 한국 및 일본과 함께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캠벨 후보자는 한국 및 일본과의 원자력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안보 협력과 관련해 "그들(한·일)과 긴밀히 협력하지 않으면 인도·태평양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시급하고 당면한 도전들을 고려할 때 (천연가스 등) 전환기적 연료(transitional fuels)를 2배로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로 가길 원하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에너지 공급이 안전하고 안정적이 되도록 하기 위해 한국 및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한국 및 일본과 LNG 스와프를 합의한 것을 거론, "우리는 한국 및 일본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소형모듈원전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또 혁신적인 원자력 프로젝트에 대해 그들(한·일)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캠벨 후보자는 "아시아를 50년간 관통한 한 가지 주제는 미국의 쇠퇴에 대한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우리가 한국 전쟁 중 쇠퇴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베트남 전쟁에서 절대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냉전 때는 일본이 궁극적인 승리자라고 생각했으나 미국은 특유의 창의성과 재창조 능력으로 앞서 나갔다"라면서 "중국은 우리가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이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이 있었던 날임을 상기시키면서 "이날은 외교 정책에서 명심해야 할 것을 상기시켜주는 날"이라면서 "그중 하나는 전략적 기습 가능성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