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브라질산 군용기 첫 도입… 엠브라에르 C-390(종합)

방추위 '대형 수송기 2차 사업 기종결정안' 의결
'F-X 2차' 기종은 1차 때와 같은 F-35A로 결정

C-390 수송기 (엠브라에르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의 전·평시 항공수송과 국제 평화유지·긴급 해외구조 등 임무를 수행할 차기 대형 수송기 기종이 브라질의 항공기 제작사 '엠브라에르'로 C-390이 결정됐다. 우리 군이 브라질산 군용기를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사업청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15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대형 수송기 2차 사업 기종결정안'을 심의·의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사청에 따르면 '대형 수송기 2차 사업'은 현재 공군이 운용 중인 대형 수송기의 전·평시 부족 소요를 감안해 국외 구매 방식으로 수송기를 추가 확보하는 것으로서 작년 3월 제142회 방추위에서 구매 계획안이 의결됐다.

우리 군은 앞서 '대형 수송기 1차 사업' 땐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4대를 도입했다. 이들 수송기는 그간 군사임무 외에도 인도적 목적의 2021년 8월 '미라클 작전', 올 4월 '프라미스 작전' 등에도 투입됐다.

이런 가운데 총 3대의 수송기를 추가 도입하는 이번 '2차 사업'에선 C-130J과 함께 C-390, 그리고 유럽 에어버스의 A400M 등 3개 기종이 경합을 벌이던 중 C-390이 최종 낙점됐다고 한다.

이날 기종결정안 의결에 앞서 방사청 관계자는 올 3~4월 현지시험평가를 통해 각 수송기의 성능을 점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업체들과의 본격적인 협상 과정에선 A400M이 항속거리·수송량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우리 군의 예산 한도를 맞출 수 없어 경쟁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방사청은 대형 수송기 2차 사업 후보 기종들을 대상으로 △비용 △성능 △운용 적합성 △계약 조건 △절충 교역 △국내업체 참여도 등을 종합 평가했고, 이 가운데 C-390이 계약조건과 절충교역, 국내업체 참여도 부문에서 고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기체 성능은 C-130J가 좀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됐으나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었다"며 "C-390과 C-130J 모두 작전운용성능(ROC)은 충족했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업체 참여도, 즉 컨소시엄 구성 부문에서 두 기종 간의 점수차가 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 당국은 이번 대형 수송기 2차 사업을 국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업체 참여 의무화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엠브라에르는 국내 3개 업체를 대상으로 1억3500만달러 규모, 그리고 록히드마틴은 1개 업체에 1억2900만달러 규모의 참여를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F-35A 전투기. (공군 제공) 2023.11.22/뉴스1

이와 관련 방사청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대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우리 방산업체들이 이번에 그 기회를 얻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이날 방추위에선 '대형 수송기 2차 사업'과 함께 '차기 전투기(F-X) 2차 사업 기종결정안'도 의결됐다. 이 사업은 '한국형 3축 체계' 중 '킬체인'의 핵심 전력인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를 국외구매(FMS)로 추가 확보하는 것으로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록히드마틴의 F-35A가 도입 기종으로 결정됐다.

우리 공군은 앞서 'F-X 1차 사업'을 통해 총 40대의 F-35A를 도입했고, 이번 '2차 사업'에선 20대가 추가 도입된다. 사업기간은 오는 2028년까지, 총 사업비는 약 4조2600억원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탈리아·일본·호주에서 F-35A의 '지역급 창정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추가 도입을 통해 미국 측으로부터 '국가급 창정비'를 승인 받게 됐다. 그동안 승인되지 않았던 스텔스 도료 등 전면 도장도 우리가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따른 전·평시 독자적 억제·대응능력을 증대와 △국가급 창정비 능력 구축을 통한 항공기 가동률 향상 및 운영유지비 절감을 이번 2차 사업의 기대효과로 꼽았다.

이들 2개 기종결정안과 함께 'K-21 보병전투차량 4차 양산계획안'과 '소형무장헬기(LAH) 2차 양산계획안' 또한 이날 방추위를 통과했다.

'K-21 4차 양산'은 육군의 기동군단 개편 완성을 위해 K-21을 추가 양산함으로써 기존 K-200A1 장갑차를 대체하는 사업이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될 이 사업엔 약 78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또 'LAH 양산'은 노후화된 현용 육군 500MD 및 AH-1S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LAH를 양산하는 사업으로서 2031년까지 총 5조57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청은 이들 사업을 통해 군 전력이 강화될뿐더러 방산업체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