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도 다녀간 '사회복무연수센터'… 들어보셨나요? [요즘군대]

속리산 자락에 위치… 혹서·혹한기 외 매주 800여명 다녀가
복무 해제 후 사회 진출 돕기 위한 취업·진로교육 등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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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연수센터 교육 현장. (병무청 제공)

(보은=뉴스1) 박응진 기자 = "꼭 사회복무요원으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도움이 될 만한 부분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충북 청주 소재 장애인복지시설 '베데스다의집'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강명규씨(23)의 말이다. 강씨는 지난주 사회복무요원 합숙교육을 위해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병무청 산하 사회복무연수센터에 입소했다.

현재 전국의 국가기관과 지자체, 지하철, 복지시설, 병원, 학교, 소방서 등 다양한 시설에서 5만3000여명의 사회복무요원이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공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시설 이용자 학대 등 일부 요원들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센터는 이 같은 사회복무요원들의 복무규정 위반, 일탈 행위 등을 사전에 방지하고 공무 수행자로서 역할을 보다 잘 해낼 수 있도록 매년 3만여명의 요원들을 상대로 4박5일간 합숙교육을 실시한다.

강씨는 센터의 교육 내용에 대해 "직접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려운 게 많다"며 "그동안 놓치고 있던, 사회에 나갔을 때 정말 필요한 것들을 미리 훑고 갈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전국 6곳에 분산돼 있다 2016년 통합… 매년 3만여명씩 4박5일 합숙교육

병무청은 과거 서울·부산·대구·수원·광주·대전 등 전국 6개 권역별로 사회복무요원 대상 교육기관을 운영하다 2016년 이들 기관을 통합한 센터를 지었다. 센터 건립엔 2012년부터 5년간 총 526억원이 투입됐다.

속리산 자락 총 9만7910㎡ 부지에 들어선 센터는 1500여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숙소 3개 동과 강의실·사무실이 있는 본관, 식당이 있는 후생관 등 지상 4층짜리 5개 건물이 구성돼 있다.

혹서·혹한기 등을 제외하곤 매주 월~금요일에 평균 800여명의 사회복무요원들이 이곳에서 복무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단일 교육기관 중에선 최대 규모다. 지난달 중순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도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 전경. (병무청 제공)

사회복무요원 교육생들은 교육기간 3~4인 1실로 숙소에서 합숙 생활을 한다. 식당에선 요즘 'MZ세대' 입맛에 맞는 식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또 교육생들이 교육시간 외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매점과 도서실·공부방을 비롯해 축구장·테니스장·농구장·족구장 등 체육시설도 센터 내에 마련돼 있다.

센터에선 70여명의 병무청 직원과 70여명의 강사가 교육생들과 1주일간 동고동락한다. 모든 사회복무요원은 소집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센터에서 복무기본교육을 받는다.

◇복무 규율부터 부터 인권 감수성까지 교육… "나도 사회에 필요한 존재"

센터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사회복무요원 양성'을 목표로 △깨어 있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삼고 있다.

교육생들이 받는 교육은 크게 △복무기본교육과 △복무지도교육 △직무교육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복무기본교육과 복무지도교육은 병무청이, 그리고 직무교육은 각 부처가 주관해 진행한다.

복무기본교육에선 교육생이 시회복무요원으로서 정체성을 인식하고 복무에 필요한 기본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규율·규정 △효과적인 의사소통 △갈등 대처 △개인정보 보호 △인권 감수성 △성폭력 예방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또 '사회재난과 안전' 과목을 통해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 대처법을 배우고, 우울·스트레스·자살지수에 대해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마음진단검사'도 받는다.

아울러 교육기간 중 동료 교육생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분임활동도 실시된다.

강원도 원주 소재 마가렛직업재활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황규빈씨(21)는 "교육 첫날 '우린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그 책임과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배운다"며 "나도 어딘가엔 필요한 존재란 걸 알게 됐다. 일터로 돌아가 올바르게 일을 처리를 해야 한단 사명감도 갖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올 6월 마약·도박·알코올·인터넷 등 4대 중독 관리기관과 협약을 맺은 센터는 현재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예방활동과 치유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심선용 사회복무연수센터장이 시회복무요원 교육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병무청 제공)

이와 관련 센터에서 성희롱·성폭력 바로알기 교육을 맡고 있는 박성주 강사(37)는 "범죄에 노출돼 있거나 그런 생각을 가진 교육생이 센터에 왔을 때 조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마음의 상처 입는 사회복무요원도 적지 않아… 치유 필요"

센터에선 복무기본교육 외에도 사회복무요원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0개월 이상 성실복무자와 5인 이상 복무기관의 사회복무요원 대표자 등에겐 복무 해제시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취업·진로교육인 '디딤 과정'을 2박3일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복무규정 위반자에 대해 심리적 안정과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2박3일간의 '나래과정'도 센터에서 운영한다. 반복 위반자 대상의 '새롬과정'(4박5일)과 현역복무부적합자 중 보충역으로 전환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음과정'(2박3일)도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다수 사회복무요원이 복무기관에서 대체복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병역 의무를 대신하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선 '현역병보다 편하게 일한다'는 인식 때문에 인권 침해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아울러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의 일탈이 '침소봉대'돼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병무청에 따르면 전체 사회복무요원 가운데 복무규정 위반자 비율은 3% 안팎 수준이다.

이와 관련 서울 동작구 시설관리공단에서 근무하는 윤철수 사회복무요원(27)도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몸이 안 좋거나 꼼수를 써 (현역병 입대에서) 빠진 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앞으로)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심선용 센터장 또한 "사회복무요원들이 센터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방법을 배워가지만, 현장에서 복무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요원들도 적지 않다"며 "앞으로 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교육과정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법'에 따라 병역판정검사에서 보충역 처분(신체등급 4급)을 받은 사람들이 대체복무하는 제도로서 2013년까진 '공익근무요원'으로 불렸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현역병 가운데 공군과 같은 1년9개월이다.

센터에서 만난 강한결 강사(37)는 "사회복무요원은 여러분이 있는 모든 곳에 늘 함께하는, 든든한 횃불 같은 친구들"이라며 "앞으로 그들을 만난다면 많이 응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