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외교장관 26일 부산서 만난다… 정상회의 준비 '박차'(종합)
한일·한중회담도 개최… 中 왕이 '北위성' 등 언급할지 주목
한일 간엔 '日정부 상대 위안부 피해자 손배소' 논의될 수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중국의 외교수장들이 오는 26일 부산에서 만난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참석하는 제10차 한일중 외교장관회의가 26일 부산에서 열린다고 24일 우리 외교부가 공식 발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중 3국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 회의 이후 4년여 만이다.
한일중 장관들은 26일 오전엔 부산 현지에서 각국 간 양자회담을 잇달아 개최한 뒤 오찬을 함께하고 오후에 해운대구 소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다시 만나 3국 외교장관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일중 장관들은 정상회의 개최 준비 등 3국 간 협력 발전 방향과 지역·국제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한일·한중회담도 각각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成都) 회의까지 총 8차례 열렸고, 차기 의장국인 우리나라에서 9차 회의를 주재한다.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의에서 한일중 장관들은 3국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를 위한 의제·시기 등 조율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2008년 시작한 이래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의장국을 맡아왔다. 그러나 청두 회의 뒤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과 한일관계 악화 등의 영향으로 열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작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척된 데다, 일본·중국 모두 대화 재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올해부터 3국 정상회의 재개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한일중 3국은 올 9월 서울에서 외교당국의 부국장급회의와 차관보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고위급회의(SOM)를 잇달아 여는 등 관련 사항들을 조율해왔다.
또 민간을 포함한 한일중 3국 당국 간의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중동 지역의 전쟁 상황 등 주요 지역·국제정세도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측은 이번 한중외교장관 및 한일중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북한 관련 문제에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견인하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지난 21일 정찰위성을 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탄약·무기를 지원한 대가로 우주발사체·위성 등의 개발·완성을 위한 기술 지원을 받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일련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과 다른 유엔 회원국 간의 무기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 역시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인공위성용 우주발사체 역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기에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 또한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게 된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 중 일부 조항(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리자, 북한은 23일 국방성 성명을 통해 사실상 '9·19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 당국은 북한이 5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한 작년 이래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의 도발 등에 관한 공동 대응 논의가 이뤄질 때마다 러시아와 함께 '미국 책임론'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번번이 제동을 걸어왔던 상황.
따라서 중국 측이 이번 한중외교장관회담 및 한일중 장관회의에서도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도 북한 관련 문제와 더불어 양국 간 협력을 지속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최근 우리 법원에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관련해 원고(피해자) 승소 판결한 데 대해서도 한일 양국 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일중 3국 외교장관들은 당초 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그 결과를 발표하고 만찬도 함께하는 등의 방안을 조율했으나, 일부 참석자의 일정 문제로 각국이 개별적으로 회의 결과를 공개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이 우리나라를 찾는 건 2021년 이후 2년여 만이며, 가미카와 외무상은 올 9월 취임 이후 첫 방한이다.
n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