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한 '고체연료 미사일'에도 러시아 기술 유입 의심"(종합)
"SRBM·ICBM 등 외형 및 기술적 특성 매우 유사"
"러 과학자 방문 및 밀수·해킹 등 통해 입수한 듯"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지난 1960년대 이래로 각종 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옛 소련 및 러시아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활용해온 것으로 보인다는 우리 군의 평가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특히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기술 유입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21일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인 북한의 '전술유도탄'과 '화성-18형'이 각각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토폴-M'과 "외형 및 기술적 특성이 매우 유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명 KN-23으로 불리는 북한의 '전술유도탄'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8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서 모두 고체연료 추진체계가 적용돼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 2019년부터 작전 운용상 액체(연료) 탄도미사일보다 유리한 고체 탄도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했다"며 "이 또한 1990년대 후반 러시아제 고체(연료) SRBM이 모체가 됐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제 '이스칸데르'를 모방해 만든 KN-23 미사일을 기반으로 삼아 △'에이태큼스'(ATACMS)형(일명 KN-24)과 △고중량 탄두형(KN-24 개량형) △근거리형(KN-23 축소 개량형) 등으로 다종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대폭 확장한 '화성-18형'도 선보였다. 북한은 올 4월과 7월 등 2차례에 걸쳐 '화성-18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15일엔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용 로켓엔진 1·2단체의 지상 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상황. 북한의 신형 IRBM 개발과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13일 열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 과정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해 북한의 현재 정찰위성 발사 준비과정에도 러시아 측이 관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2일 0시부터 내달 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일본 해상보안청에 통보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국제해사기구(IMO) 및 국제수로기구(IHO)의 세계항행경보시스템(WWNWS)에 따라 한반도 근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의 '항행구역(NAVAREA) 경보' 조정을 전담한다.
북한은 올 5월과 8월에도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당시엔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모두 실패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정찰위성 1차 발사 땐 2단 엔진에, 2차 발사 땐 3단 엔진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힌 만큼 러시아로부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러시아로부터의 기술 유입은 러시아 과학자들의 북한 방문, 밀수, 해킹, 북한 해외대표부·유학생들의 자료수집 등을 통해 이뤄져온 것으로 평가한다"며 관련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1960년대 당시 소련으로부터 '프로그'(러시아명 '루나') 계열 단거리 로켓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1970년대엔 중동으로부터 소련제 SRBM '스커드-B'를 들여와 이를 바탕으로 '스커드' '노동' '무수단' 계열 미사일을 만들어 작전 배치했다.
군 관계자는 "1991년 소련 해체 과정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이 북한으로 넘어와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역할을 한 정황도 있다"며 "북한이 2016년 '무수단' 시험발사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신형 로켓엔진을 개발했을 때도 러시아 기술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016년 9월 지상 연소시험 시실을 공개한 '백두산' 로켓엔진에도 러시아 기술이 적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제 RD-250 엔진과 유사하단 평가를 받는 '백두산' 엔진은 북한의 IRBM '화성-12형'과 ICBM '화성-17형' 등에 적용돼 있다.
또 북한이 작년에 '개발 성공'을 주장한 이른바 '극초음속미사일'은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미사일과 유사한 외형을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러북 간 기술협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힌 것이라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한미 정보공조 하에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하고 '한국형 3축 체계' 등 자체적인 대응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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